"건설노동자가 왜 폭력배냐" 건설노조 도심서 1박2일 집회 이어져
2023.05.16 16:35
수정 : 2023.05.16 16:35기사원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민주노총 건설노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측 추산 3만5000여명, 경찰 추산 2만500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이날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회에서 "건설노조 정당하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와 "열사정신 계승하여 건설노조 사수하자" 등의 구호가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은 노동자들의 살기 위한 투쟁이고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며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어야 할 때이지만 윤석열 정권이 우리 일자리 빼앗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기에 이렇게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고 양회동 열사가 염원한 세상은 노동자가 어깨 펴고 당당히 사는 세상"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떼먹혀도 아무 말을 하지 말고 일하고, 동료들이 다치고 떨어져 죽어도 모른 채 일하라는 등 노예 같은 삶으로 강요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윤석열 정권이 건설조합원을 향해 행하는 극악무도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고 양회동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집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건설현장은 오직 건설자본의 이익을 위한 곳으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15차례 압수수색과 16명 구속, 1000여명의 환자 등을 하며 알량한 지지율을 올리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 위원장은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은 인간 존엄을 파괴하려는 윤석열 정권과 맞서는 싸움으로 새로운 역사에 앞장서 개척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도 정부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한 60대 김모씨는 "윤석열 정권이 살고자 열심히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을 전부 '폭력배'로 몰아세운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며 "얼마나 몰아세우면 사람 한 명이 억울해서 분신자살하겠냐"고 언급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오는 17일까지 1박2일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7일에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용산구 삼각지역으로 행진할 방침이다.
한편 폭력행위등처벌에관란법률 위반(공동공갈)혐의를 받았던 고 양회동씨는 지난 1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분신해 지난 2일 사망했다. 고 양회동씨는 분신 전 노조원들에게 분신하기 전 동료들에게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네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