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은행 추가 합병 필요성 강조” CNN

      2023.05.20 03:24   수정 : 2023.05.20 03: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지역은행들의 위기가 잠잠해진 가운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아직 위기가 진화됐다고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대형은행들이 앞으로도 소규모 지역은행들을 흡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는 지난 1일 캘리포니아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예금과 자산 대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은행 추가 인수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은행업계 내부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옐런 장관이 18일 미 대형 은행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은행간 추가 합병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은행이 소수에 집중되고, 덩치가 커지는 것에 대해 민주당 진보파가 우려하는 와중에도 옐런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은행 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잇달아 붕괴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규제당국의 시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강한 은행이 약한 은행을 인수해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경제 전체에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정책애널리스트 에드 밀스는 “통합은 불가피하다”면서 “진보파의 반대는 현실성 없는 이상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옐런은 18일 JP모간 다이먼 CEO, 씨티그룹 제인 프레이저 CEO 등 ‘은행정책연구소(BPI)’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BPI는 대형은행 CEO들이 이사로 있는 미 대형은행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 정책, 로비 그룹이다.

소식통들은 옐런이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는 “미 은행시스템이 강하고, 건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비공개 논의에서 은행 추가 합병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옐런은 미 규제당국자들의 최근 주장을 되풀이 해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 은행 합병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저가항공사 제트블루의 스피릿 인수를 제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90억달러에 인수하는 것 역시 제동을 거는 등 기업간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부정적이지만 은행 부문에서는 이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달초 JP모간이 퍼스트리퍼블릭 예금 전액과 자산 대부분을 인수하도록 주선하기까지 했다. 미 역대 2위 규모 은행파산의 후폭풍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민주당대 내표적인 진보파인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은행들의 덩치가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은행 몸집을 키우는 정책은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은행위기의 본질은 은행 덩치가 작아서가 아니라 규제가 미흡한 은행들이 부실화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본질을 외면한 채 연방정부가 나서 JP모간이 더 거대해지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이것이 탁월한 선택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 이들 거대 은행 가운데 JP모간 같은 은행 한 곳이라도 무너지기 시작하면 결국 미 납세자들이 그 후폭풍을 모두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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