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콩 투사' 함정희를 살리자
2023.05.21 12:42
수정 : 2023.05.23 12:39기사원문
지난 20일 '함씨네 함정희 살리기 발기인 모임'이 전주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모임에는 김종선 나부터개혁실천세계연합 회장, 최일권 에뜨락 대표, 이형권 전주대 특임교수, 전기엽 홉킨스 전일내과 원장, 함경식 대운산업건설 회장, 박종운 제이에스시 대표, 장광준 전 고려대 교우회 사무총장, 홍경자 기전대 음대학과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경매로 넘어간 함씨네식품 생산공장 문제와 함씨네식품 재단 설립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간다.
함씨네식품은 유기농 콩을 사용해 두부와 청국장환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2001년 전주 팔복동에 문을 열었다.
함 대표는 지난 2021년 원광대에서 '한국인의 건강관점에서 콩의 영양, 기원 및 유전자원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60대를 넘긴 늦은 나이였지만 국산 콩에 대한 열정 덕분에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은 먹는 것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오랜 연구 끝에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 환'을 만들었고, 새로운 가공 방식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2019년에는 노벨생리의학상 한국 후보로 함씨네토종콩식품이 선정되며 기적 같은 일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노벨재단은 2019년 함씨네토종콩식품을 실사한 뒤 함 대표를 노벨상 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했다. 중국에서는 투유유 중의과학원 교수가 개똥쑥을 이용한 말라리아 약을 개발해 노벨상을 수상한 전례가 있다. 우리 땅에서 나오는 쥐눈이콩(약콩)은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식품이라는 것이 함 대표의 주장이다.
이 같이 국산 콩을 고집하는 과정에서 대형마트 납품을 포기하기도 했다. 납품단가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는 판로개척에 기업의 존폐 여부가 달렸기 때문에 대형마트 납품 포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함 대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콩 독립투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2017년 전주한옥마을에 전주시 시설을 위탁받아 차린 '함씨네밥상'이 경영난을 겪으며 현재 부도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임대료가 밀리기 시작한 함 대표는 결국 쫓겨나듯이 식당을 비워줘야 했다. 밀린 임대료와 과태료 처분은 자금의 흐름을 막았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이 융통되지 않았고, 학교 급식 납품도 거부됐다.
하나의 실패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자금난을 겪은 함 대표의 공장은 결국 경매에 넘어갔고 최근 낙찰되며 공장을 비워줘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런 상황에 놓인 함 대표를 돕기 위한 모임이 시작된 것이다.
함정희 대표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마음을 모아주셨다.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식품을 만드는 일에 더 열중해 보답하려 한다"면서도 "아직 뾰족한 수가 생긴 것은 아니다. 뜻있는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