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장비 잘 설치된거 확인 했다"..시료채취 못해
2023.05.31 10:30
수정 : 2023.05.31 13: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설비 현장 조사를 마친 우리나라 시찰단이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현장에 설치됐음을 확인했고, 이상 상황 발생 시 긴급 차단 시스템 시연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찰단 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5박6일간의 후쿠시마 현지 시찰을 마친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를 결정함에 따라 세계 원자력 기구인 IAEA는 현재 원자력 발전소 내 시료를 채취해 각국 검사기관을 통해 농도 분석을 진행 중이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 및 방류 계획은 단순하다. 저장탱크의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하고, 이를 K4 탱크로 옮겨 ALPS 처리 후 농도를 측정한다. 이후 이송 펌프로 상류-하류 수조로 이동하며 바닷물을 섞어 희석한 뒤 최종 방류한다. 농도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할 경우 다시 ALPS로 돌려보내 재처리하는 식이다.
이번 시찰단의 주요 점검 역시 설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3년부터 설치된 기설ALPS를 비롯해 증설, 고성능 ALPS 3종의 설비를 확인했고, 이송 과정에서 긴급차단 밸브 작동을 시연 영상을 통해 점검했다고 밝혔다. 유 단장은 "2021년 8월부터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검토하며 낸 의견을 종합해 이번에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중점 점검 항목의 범위와 대상을 선정한 것"이라며 "일본이 제시한 계획대로 현장에 설비가 마련됐는지 점검했고, 이후 그 지속성과 성능에 대해 추가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단장은 "도쿄전력이 실시하는 ALPS 시설에 대한 64종 핵종의 농도분석 자료를 확보했다"며 "방사선 핵종의 제거 성능 평가를 위해 처리 전후 자료와 추가 요청하는 자료들을 교차분석해 정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자료에는 IAEA가 진행하고 있는 시료 채취 결과가 포함될 예정이다.
현지 시찰이 갖는 효력에 대한 논쟁으로 불거졌던 '독자 시료 채취'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 단장은 "시료채취의 본 목적은 교차검증을 위한 것"이라며, "IAEA가 채취한 시료를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각각 별도로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IAEA 분석의 신뢰도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과 같이 "우리나라가 직접 참여하고 있는 상태"라며, "시료 채취도 일본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IAEA 주관 하에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시찰단은 이번 현장 확인과 구체적인 자료 확보를 통해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염수 처리가 일본 기준으로도 30년,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과정인만큼 지속성과 제거 성능에 대한 확인 작업은 지속할 방침이다. IAEA 분석을 포함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종합 발표는 "속도를 내 방류 시점 이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