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DSR 완화 검토, 전세 이슈에 타게팅..부동산 정책 큰 틀 변함없다"
2023.06.01 16:47
수정 : 2023.06.01 1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일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검토에 대해 "역전세 또는 전세금 문제를 타겟으로 한 것으로 부동산 규제의 큰 틀에는 변함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금융시스템과 민생의 안정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DSR 완화 검토, 전세 관련 이슈에 타게팅..부동산 정책 틀 흔들림 없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취임 1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DSR 완화로 돌아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역전세 문제와 관련 "전세금 반환 보증과 관련된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대해선 DSR 등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임대인 측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정부가 DSR 규제 완화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부동산 정책의) 대원칙으로서 DSR 규제 완화는 기대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거듭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왜곡된 금융 규제들을 합리화시키면서 DSR 규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원칙이 크게 흔들린 걸로 보이는 스탠스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전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 차원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역전세가 실질적으로 시장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됐을 때 어떤 컨피던스를 가질 수 있는지 볼 수 밖에 없다"며 "이전부터 몇가지 안을 통해 부채 증가, 차주 부담, 임대인 반응, 도덕적 해이 이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서 늘어난 것으로 신용대출 등은 계속 감소 추세"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지만 질적 관리도 필요하다"며 "고정금리 형태의 장기론이 정착되야 지금처럼 금리가 급변하는 시기에도 차주들이 타격이 적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에서도 장기 고정금리 형태의 주택담보대출 등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팽창세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도록 정책과 민간 양쪽에서 좀 더 건강한 구성으로 가는 것이 넓은 의미의 정책 방향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금융시스템·민생 안정에 최선 다할 것" 총선 출마설 일축
이 원장은 경기 하방 압력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이 소비자와의 상생 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독려해 금융산업의 신뢰와 평판을 높여 나가고 서민들을 울리는 불법사금융·금융 사기 등을 근절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성장과 소비자의 새로운 효용 창출을 위해 건전한 디지털 금융혁신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시장 법제화, 대환대출 시스템 시행 등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들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금융권의 IT 관련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예방하겠다"며 "금융소비자가 불안하거나 불편함 없이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증권사의 글로벌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해 국내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금융감독원장이 앞장서서 국내 금융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각종 인허가 진행 상황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감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며 "금융사 검사에 있어서도 처벌 중심에서 자율적·선제적 개선 중심으로 검사 프로세스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금융과 경제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배수의 진을 치겠다"며 "최후의 보루로서 금융시장 안정과 자본시장 불공정행위 근절에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일축했다.
그는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한국은행) 4개 기관을 중심으로 시장이나 정책 등을 챙기고 있는데 그 중 어느 한 분이 바뀌는 건 쉽지 않다"며 "기관장들간의 신뢰와 정보교환 불안감 없어야 잘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멤버 중 한 명이 손들고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임기동안 금감원 본연의 임무인 워치독 역할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과 시장참여자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