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이서연 "엄정화, 눈만봐도 울컥…우리엄마라고 생각" ①
2023.06.05 07:01
수정 : 2023.06.05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닥터 차정숙' 이서연이 엄정화의 눈만 봐도 울컥했다면서, 그와 함께 모녀로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 김정욱)이 지난 4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 차정숙(엄정화 분)이 1년차 레지던트가 되는 이야기로, 경력 단절 아줌마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닥터 차정숙'은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어머니가 이제는 자신을 위한 인생을 꾸려나가는 성장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이서연은 극 중에서 차정숙과 서인호(김병철 분)의 딸 서이랑으로 분했다. 서이랑은 의대에 간 오빠 서정민(송지호 분)과는 달리 아버지 서인호 몰래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3 때 집안의 큰 변화를 겪으며 입시 사춘기에 직면한다. 이서연은 입시생으로서 겪는 부모와의 갈등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안방극장에 진한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엄정화, 김병철, 송지호, 박준금 배우들과 한 가족 이야기를 선보이며 소소한 웃음과 가족애로 공감을 자아냈다.
이서연은 지난 2016년 영화 '우리들'로 스크린 데뷔한 후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봄이 오나 봄' '연애혁명' 등에 출연했다. '닥터 차정숙'으로 인지도를 높인 후 그에게 과외를 받은 학생들로부터 성적 상승 인증글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창 시절 연기와 공부 모두 놓을 수 없었다는 그는 실제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교 1등을 하기도 했었다며 '엄친딸'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서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닥터 차정숙' 종영소감은.
▶촬영하면서 너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좋은 분들과 함께해서 행복한 감정만 느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쉽다. 생각지 못하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닥터 차정숙'의 인기를 실감하나.
▶엄청까지는 아니고 길을 다니다보면 종종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럴 때마다 신기하고 반갑다.
-가장 인상깊었던 댓글이나 반응이 있다면.
▶엄마가 이랑이의 미술학원비를 마련했을 때가 있었다. 그때 이랑이가 엄마에게 미술학원비 대줄 돈 있냐고 다그치는데, 댓글에서 '너무한거 아니냐' '이랑이가 엄마에게 돈을 맡겨놨냐' '왜이렇게 싸가지없냐'라고 하더라. 그런데 아빠한테 대드니까 '속이 시원하다' '이랑이 잘한다'는 댓글들이 많아서 재밌었다.
-엄정화, 김병철, 박준금 등 대선배들인데 같이 호흡하면서 어땠나.
▶처음에 대본 리딩할 때 처음 뵀다. 너무 떨렸다. 눈 앞에 큰 위인들이 계시니까. 연기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식은땀이 나고 긴장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송지호 오빠가 김병철 선배님, 엄정화 선배님과 함께 자리를 따로 만들어주셨다. 가족들끼리 네명이서 모여서 친해지자는 취지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사실 제가 그 자리에 낄 수 있을지 몰랐다. 대단하고 경력도 화려한 분들과 사적으로 밥을 먹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언도 많이 얻고 긴장도 많이 풀렸다.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촬영할 때 도움이 됐다. 송지호 오빠가 와인바를 하는데 거기서 직접 요리를 해줬다. 다양한 음식들이 나왔고, 엄정화 선배님이 강아지도 데려와서 분위기도 풀어지고 재밌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제가 무릎을 꿇고 울어야 하는 신이 있었다. 몰래 미대 입시 준비하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모든 작품과 상장을 찢어버린 신이었다. 너무 분에 차고 억울한 상태에서 분을 참아야 했다. 바로 '오케이'가 됐는데 이랑이한테서 눈물이 한방울은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멤돌았다. 이 신만큼은 잘 살리고 싶어서, 다시 한번 가도 되는지 양해를 구하고 다시 촬영을 하게 됐다. 그런데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까지는 올라왔는데 눈물이 다시 쏙 들어가더라. 감정을 못잡고 있는데, 한번 실패 하니 더 무서웠다.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자세였는데 너무 죄송하다고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엄정화 선배님이 그 신을 지켜보다가 '몇 번 더 해도 돼' '이랑아 괜찮아' 하면서 저를 꼭 안아주셨다. 엄정화 선배님이 그렇게 안아주셔서 진짜 감정이 올라왔다. 엄정화 선배님과 연기할 때 눈만 봐도 마음이 울컥했다. '우리 엄마다' 라고 생각을 하니, 감정이 잘 이입됐다. 엄정화 선배님과 할 때는, 눈을 마주칠 때 카메라가 저를 비추지 않는데도 눈물이 올라왔다. 그만큼 감정적인 교류가 많이 됐다. 엄정화 선배님은 눈만 봐도 빠져드는 힘이 있다.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
▶박준금 선배님이 가장 웃겼다. 다 같이 목소리가 안 들어가는, 가족들끼리 화목한 신을 찍는 게 있었다. 가족들이 너무 화목한, 그 웃음은 박준금 선배님이 만든 찐 웃음이다. 다같이 웃을 수 있게 해주셨다. 박준금 선배님은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신다. TV로만 볼 때는 어려울 줄 알았다. 저도 배우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지만 '연예인이다' '말을 걸어도 되나' 하는 생각에 어려움이 있었다. 막상 대화를 섞다보니 너무 재밌었다.
-서이랑과 싱크로율은 몇퍼센트였나.
▶한 85%는 되는 것 같다. 서이랑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한번 결정했으면 쭉 밀고 나가고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런게 저와 닮았다. 이랑이는 둘째고 오빠가 이랑이를 많이 챙겨준다. 하지만 저는 첫째고 남동생과 여섯 살 터울이 있다. 예전에 엄마가 동생에게 '누나가 엄마야' 라고 할 정도로 둘이서 다닐 때 동생 꼭 잡고 다녔다. 아무래도 저는 챙겨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먼저 남들의 감정을 보듬고 이해하려고 한다. 'K장녀' 의 책임감이 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