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고개 들어라" … '새로운 스타 탄생' 이승원, 골든볼 이강인과 어깨 나란히
2023.06.09 08:41
수정 : 2023.06.09 09: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아쉽지만,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 고개를 들라고 했다"
이승원이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한 말이다. 비록 이태리를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김은중호 '주장' 이승원(강원)이다. 이승원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직전 대회 '골든볼'에 빛나는 이강인(마요르카)과 공격포인트 6개(2골 4도움)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승원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대회 4강전 전반 23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서 1-1 동점을 만드는 득점을 만들었다. 배준호(대전)가 페널티박스에서 패스를 받는 중 반칙을 얻어내며 동점골 기회를 만들었고, 이를 이승원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오른발로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히 찔러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 한국 4강 진출의 1등 공신이다. 한국은 이탈리아 전까지 8골을 득점했는데, 그 중에 4골을 세트피스에서 득점했다. 그리고 그 세트피스에서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이승원이다. 그리고 김은중호가 터트린 총 9골 중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3경기까지 총 6경기 동안 6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으며 김은중호의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이다.
2년전 이강인은 중원에서 뛰어난 드리블과 볼키핑 능력으로 한국이 준우승했는데도 대회 최우수선수(MVP) 격인 골든볼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이는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의 첫 골든볼 수상이었다. 이승원도 이강인처럼 정교한 킥 능력으로 김은중호의 4강행을 떠받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단국대에 입학한 이승원은 그해 12월 강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진출했지만, 아직 K리그1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강원 B팀이 나서는 K4리그(4부리그)에서만 뛰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날카로운 킥 감각을 자랑하며 우리나라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승원은 "우리도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인 이승원은 "경기에서 져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다. 고개 숙인 선수들도, 눈물을 보인 선수들도 있다. 어쨌든 아직 우리의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3~4위전을 향한 각오를 내비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