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으로" 청년도약계좌 금리 재검토 요청한 국회·당국
2023.06.13 16:16
수정 : 2023.06.13 16: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봐달라" 오는 15일 출시되는 '청년도약계좌'의 최종 금리 공시를 앞두고 국회·금융당국과 은행들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잠정 금리를 공시한 뒤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기본금리보다 우대금리 비중이 너무 크다' 등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청년도약계좌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기본금리 비중은 늘리고 우대금리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우대금리 조건 역시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청년도약계좌 간담회서 국회·당국·청년층 "금리산정 아쉽다"
13일 은행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사전 공시한 청년도약계좌 금리구조에 대해 국회와 금융당국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과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12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하나·기업·국민·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의 은행장과 부행장, 금융위원회 2030 자문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은 최근 보도된 청년도약계좌 관련 기사들을 언급하며 은행 관계자들에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봐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금융위원회 2030 자문단 관계자들도 '우대금리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며 청년도약계좌 가입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서도 당초 12일 예정된 청년도약계좌 최종금리 공시 일정을 이틀 뒤인 14일로 미루면서 은행권이 사전 공시한 금리 구조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당초 기준금리 4.5~5%, 우대금리 1~1.5%를 기대했다고 들었다"며 "은행들이 이에 못미치는 수준을 제시해 공시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 실효성 낮다" 비판에 은행들, 기본금리 인상 검토
앞서 은행들은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 잠정 금리를 공시한 바 있다. IBK기업은행(기본금리 4.5%)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기본금리(3년 고정) 3.5%를 제시했다. 또 상당수 은행이 장기간의 급여이체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하는 우대금리를 2.0%로 높게 책정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청년들이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의 우대금리를 내걸면서 최종금리 6%를 억지로 맞췄다는 입장이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지난 9일 청년도약계좌 관련 백브리핑에서 "1차 공시 직전에 (금리 조건을) 받아봤는데 좀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며 "우대금리 쪽은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비슷했고 달성하기 힘든 조건들을 내세워서 앞에서는 많이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받지 못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최종금리 공시를 하루 앞두고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기본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를 0.5%포인트 깎아 가입자들이 높은 금리를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조차 낮추지 않고 최고 금리 자체를 6.5%로 높일 예정이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이들 '6.5%' 은행은 쏠림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막기 위한 장치를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개별 은행의 가입자가 일정 기준에 이르면 판매를 종료할 수 있는 '가입자 수 상한'을 설정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