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특혜로 사익 편취' 조현범 회장·검찰 법정 공방
2023.06.14 17:10
수정 : 2023.06.14 17: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0억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 측이 첫 공판에서 자신의 지분이 있는 계열사에 특혜를 줘 사익을 편취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외 3인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양측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의 지분구조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데 조 회장이 관여했다는 혐의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당초 납품업체였던 MKT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인수 과정에서 지분구조가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MKT는 한국타이어 50.1%, 조 회장이 29.9%,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고문이 20.0%를 갖는 방식으로 한국타이어 계열사에 편입됐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지분구조를 변경은 조 회장이 MKT의 배당수익과 지분가치를 취득할 의도"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MKT의 타이어 몰드를 경쟁업체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를 통해 계열사 지분이 있는 조 회장이 사익을 편취했고, 이와 반대로 회사인 한국타이어에는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조 회장 측은 "MKT 인수는 2009년부터 협상이 시작됐는데 당시 경기는 세계적으로 아주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라며 "만약에 손실을 봤다면 한국타이어는 100원의 손실을 50원으로 줄일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MKT의 지분 구조 변경은 사익 취득 목적이 아니었고 오히려 한국타이어의 손실 위험을 분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었다는 취지다.
지인이 운영하는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면서도 MKT 자금 50억원을 대여해 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가 없었다며 반박했다. 조 회장 측은 "리한이 현대차 1차 협력사라는 특성 등 변제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와 동시에 자금 대여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사적 용도로 포르쉐,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 5대를 법인 명의로 구입 또는 리스해 회사에 9억9000만여만원의 손해를 끼치고, 개인 이사비 1200만원, 가구비 2억7300만원 상당을 회사 자금을 횡령해 대납하는 등이다. 조 회장 측은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의 범행 일부가 집행유예 기간에 벌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20년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