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신약 개발 속도내려면 CRO 등 인프라 구축 절실"

      2023.06.22 18:38   수정 : 2023.06.22 18:38기사원문
"첨단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 인프라가 4년 전과 비교해 나아진 게 없다."(김건수 큐로셀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규제혁신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등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윤경숙 과기정통부 생명기술과장)

국내에서 첨단 신약이 활발히 나오기 위해 정부 지원과 함께 원재료,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과기부, 식약처 등 정부는 규제혁신 플랫폼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2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공동개최한 제15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김연수 충남대 신약전문대학원장을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일종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후보물질 'CRC01'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재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에서 CRC01 원재료를 만드는 업체가 없다"며 "임상시험 역시 CAR-T 관련 국내 CRO가 없어 비싼 가격에 한국에 지사를 둔 외국 CRO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분석법, 제조법 등을 오히려 원재료 업체와 CRO 등에 전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국내 첨단 신약 개발 인프라가 CAR-T 후보물질 임상을 준비하기 시작한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현철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은 "첨단 신약에 도전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가 '규제기관'이 아닌 '규제과학을 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기존 의약품과는 다른 규제과학을 만들어 첨단 신약에 빠르게 적용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를 출범했는데 식약처가 규제과학을 위해 만든 산하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식약처가 민간 업체들을 직접 도울 수 없기 때문에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를 비롯한 산하기관을 적극 이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윤경숙 생명기술과장은 "신약 개발에 있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며, 실패 확률 역시 낮출 수 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케이-멜로디(K-MELLODDY)' '휴먼디지털트윈' 등 정부 차원에서 첨단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있어 규제 역시 중요한데 이는 한 개 부처가 아닌 여러 부처가 협력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식약처 등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규제혁신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첨단 신약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국내외 바이오벤처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고형문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사업의학부문 의학부문장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첨단 신약 중 하나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제품 '엔허투'를 만드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ADC 등 첨단 신약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협력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미국 바이오 클러스터 등 파트너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광록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한국화학연구원은 현재 표적단백질분해(TPD)를 비롯해 CAR-T, 핵산(RNA) 등을 연구하는데,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들과도 협력해 첨단 신약 모달리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연수 원장은 "미국에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1상 중 70%가량이 연구자 임상인데, 국내에선 연구자 임상이 쉽지 않다"며 "정부 당국이 연구자 임상이 가능하도록 하면 CAR-T, ADC 등 국내에서 첨단 신약이 활발히 나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중모 팀장 강재웅 강경래 차장 강규민 장유하 김찬미 김예지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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