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신당’ 창당 선언…세몰이 나선 제3 지대, 파괴력은 글쎄
2023.06.26 18:36
수정 : 2023.06.26 19:42기사원문
한국의희망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된 양 의원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거대 양당이 이끄는 정치는 그저 권력 게임이자 이권 다툼”이라며 “어린 정치 지망생들을 데려다가 진영의 ‘행동 대장’으로 세우고 이념의 ‘총알받이’로 세우는 그들에게 어찌 미래 세대를 맡길 수 있겠나”라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동시 비판했다.
이어 “(당원) 10만명만 모이면 단숨에 양당을 위협하는 유력 정당이 된다”며 “그러면 (당원) 50만, 100만을 넘어 최대 정당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존 거대 양당 구조가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이라는 정치의 본질을 구현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함몰된 채 세 싸움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민생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는 만큼 신당의 목표가 '민생 안정'과 '기득권 타파', '미래 세대 육성'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당은 양당 구조에 실망한 약 30%에 달하는 무당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양 의원은 “한국의희망은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운영된다”며 “첨단 기술이 가진 투명성, 불변성, 안정성으로 ‘돈 봉투 사태’ 같은 부패를 원천 차단하고 공천 공정성을 확보하며 당대표의 독선, 대의원의 과대표 등 구태를 시도조차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유럽식 정치 학교와 자체 개발한 ‘섀도 캐비닛’(야당에서 정권을 잡았을 경우를 예상해 조직하는 내각)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국가 비전과 정책, 토론과 소통 역량, 인성과 도덕성을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정치 교육을 받으며 지방 의회 의원이나 기초 단체장을 거쳐 쌓은 풍부한 경륜을 토대로 중앙 정치 무대에 입성하는 영국 노동당식 미래 정치 인재 육성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 의원은 아울러 “국회의원의 모든 특권적 지위, 혜택, 지원을 포기하겠다”며 “이를 동력으로 사회 기득권이 누리는 모든 특권도 박탈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여야가 불체포특권 등 특권 내려놓기를 둘러싸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제대로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 점을 에둘러 비판하며 특권 내려놓기가 신당의 주요 과제임을 우회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희망 외에도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도 창당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금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신당 준비 모임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성찰과 모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첫 영입 인사로 현직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씨(필명 봉달호·46)가 합류해 대변인으로 활동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 30석’을 목표로 하는 성찰과 모색 측은 “기성 정치인을 중심으로 만드는 선거용 신당이 아니라 20~40대 연령대의 각계 유능한 인재들이 주축이 된 서민-민생 정당으로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지난 24일 진행한 전국위원회를 통해 노동·기후·녹색 등 제3 정치 세력과 연대를 통해 신당을 꾸리는 방식으로 재창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내년 총선을 약 300일 남기고 제3 지대론이 자연스럽게 힘을 받는 분위기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아킬레스건은 뭐니 뭐니 해도 ‘인물론’이다. 대선 후보급 주자가 부재한 데다가 현역 인사들의 신당 합류 여부도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금 전 의원은 ‘인물 중심 정당 지향’이 제3 정당이 성공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의원도 “대권 주자가 없는데 (제3 지대가) 가능할까, 이런 얘기가 있다”며 “그런 불신을 버리는 순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 현역 의원의 경우 제3 지대 신당 참여부터 동참하기보다는, 제3 지대론이 양당 구조 타파 여론에 힘입어 세력이 커진 이후에나 참여할 거라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에 현역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참여한 것만 봐도 여전히 '제3 지대' 파괴력에 대한 기대감보다, 회의론이 많다는 점을 보여 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