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정제 폐기물로 열화상 렌즈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유남호 박사팀이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이산화황을 활용해 적외선 투과 렌즈를 개발했다. 이 적외선 투과 렌즈는 기존 재료보다 적외선 투과율이 6배 높다. 이를통해 그간 골칫거리였던 황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유남호 박사는 28일 "이 소재는 우수한 적외선 투과율을 갖고 있어 의료, 보안, 소방, 안전 분야와 같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생활 밀착형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고가의 적외선 광학 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정제에서 나오는 이산화황은 스모그와 산성비를 유발한다.

지금까지 아직 마땅한 활용 방법을 찾지 못해 막대한 양을 산업 폐기물로 땅에 묻거나 블록 형태로 지상에 쌓아두고 있다.

연구진은 이 폐기물로 원적외선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황 고분자 소재 투과 재료를 개발했다. 적외선 열 화상은 빛이 없는 조건에서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측정해 이를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CCTV는 물론 자율주행차용 센서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황 기반의 고분자 소재는 안정적인 열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굴절률이 향상됐다. 또한 중적외선에서 원적외선 영역에 이르는 우수한 적외선 투과율이 기존 재료보다 6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기존의 고분자 소재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원적외선 영역 투명성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이 재료로 실제 적외선 광학 부품과 유사한 형태의 두께 1㎜ 평판으로 가공해 원적외선 열 화상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의 적외선 투과 재료인 저마늄 윈도우와 유사한 수준의 고품질의 이미지를 얻어냈다.

한편, 연구진은 원적외선 렌즈 개발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e-mail]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