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조국, 항소심 첫 재판…입장 변화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다. 딸 조민씨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가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재판에는 조 전 장관과 그와 함께 기소된 정 전 교수가 출석한다. 공판준비기일 이후 첫 정식 재판이기 때문에 피고인은 출석할 의무가 있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2심에서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가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주된 관심사다. 최근 조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만큼 공범인 조 전 장관 내외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게 되면 조씨의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조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허위로 작성한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해 최종 합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8월 말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그간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해왔지만, 최근 반성의 글을 올리는 등 입장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SNS를 통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며 부산대 입학 취소 처분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가) 일정 부분 입장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씨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면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지난 2019년 12월 기소됐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 취임 당시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신고한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 등을 받았다.

지난 2월 1심은 자녀 입시비리와 관련한 혐의 대부분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정 전 교수는 아들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정 전 교수는 딸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e-mail]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