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불안에 韓 수출경기·환율 악영향.. 유커 유입에도 '상저하고' 안갯속

      2023.08.16 16:23   수정 : 2023.08.17 09: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부동산 시장 불안에 높은 청년실업률 등 중국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우리경제 성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측 수요 부진으로 수출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돼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좀처럼 못 살아나는 中 경제, 부동산 개발업체 도미노 디폴트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과 비구위안(컨트리가든)이 잇따라 달러채 이자 상환에 실패하면서 중국 부동산시장발(發) 금융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및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시장이 재침체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부동산개발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7월 완다그룹이 만기도래 달러채 4억달러 중 절반을 상환하지 못한 데 이어 이달 비구이위안은 2000만달러의 달러채 이자 상환에 실패했다. 중국 주택가격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거래량은 5월 -16%에서 6월 -28%로 부진했다. 주택가격이 하락한 도시 수가 5월 24개에서 6월 38개로 증가하는 등 시장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향후 기업 신용리스크와 지방정부 재정악화 등 중국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1년내 회사채 만기도래분의 약 45%가 부동산 관련 업종"이라며 "개발기업들의 상환능력도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하락 및 디폴트 확대가 우려된다"고 했다. 부동산 관련 역외 하이일드 채권부도율이 높아져 역외 채권시장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정부세수가 줄고, 동시에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지방정부 재정이 나빠질 수 있다.

중국 수출 의존도 높은 韓 직격탄, 수출 회복 더디고.. 환율 1336.9원까지 치솟아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도 악재가 예상된다.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이른바 '상저하고'가 점처졌지만 중국경제 부진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4%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1.7%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대외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부동산시장 불안이 중국의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대중 수출을 제약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상저하고'를 보이겠지만 하반기 경제성장폭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한은 성장률 예상치인 1.4%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시장과 밀접한 석유·철강·반도체 업종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종가(1330.9원) 대비 6원 오른 1336.9원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지난 5월 17일(1337.2원) 이후 3개월래 최고치다. 약세를 보이는 중국 위안화에 원화가 동조화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이슈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조치를 고려할 때 부동산시장 불안이 환율 급락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치훈 부장은 "(중국의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미·중 금리차 확대로 투자자금이 유출돼 위안화 변동성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도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며 "다만 중국 외환보유액과 순자산이 많아서 외환위기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유커 유입에도.. 中 리오프닝 효과 미미, 하반기 경제반등 멀어지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에도 불구하고 수출경기가 안 좋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원 실장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내수 진작 등 경제성장 플러스(+) 요인보다는 수출경기 악화로 인한 마이너스(-)가 더 크다"며 "대외여건이 나빠진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대응책도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수출경기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 대책과 단기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흥종 한국APEC학회장은 "중국이 이자율을 내리고 돈을 푼다고 수요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면서 과감한 구조조정과 자금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실장은 "중국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차이나 플러스 원'(중국+이를 대체할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수출 다변화를 위한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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