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용병들에 충성서약 요구"...바그너, 해체는 안 될 듯
2023.08.26 08:12
수정 : 2023.08.26 08:12기사원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러시아 용병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 서약을 요구토록 하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6월 26일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이를 곧바로 중단한 뒤 23일 러시아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민간군사기업(PMC)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 사망 이틀 뒤 대통령 명령에 서명했다. 프리고진 대신 국가와 정권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도록 바그너 그룹을 바꾸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명령으로 바그너는 해체 대신 사실상 러시아 정부의 지시를 받는 군사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그너 그룹은 6월 단명으로 그친 반란과 프리고진 사망 이후 미래가 불확실해진 상태였다.
CNBC에 따르면 그러나 푸틴은 이날 대통령 명령을 통해 바그너를 국가 통제 아래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바그너가 현재 아프리카,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어 해체보다는 국가에 충성하는 조직으로 살려 둬 국익과 자신의 정권 안보에 보탬이 되도록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푸틴의 요리사'로도 알려진 오랜 친분이 있는 프리고진 사망이 러시아 당국에 확인된 뒤 아무런 언급이 없다가 하루가 지난 24일에야 짧게 애도를 표명했을 뿐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25일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요격당하지는 않았지만 사보타주 공격을 받아 추락했거나 안에서 폭탄이 터져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문에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프리고진과 바그너 수뇌부가 탄 비행기 추락은 사실상 프리고진에 대한 푸틴의 '공개처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가 사고 음모론을 부인하는 가운데 푸틴은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이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재 사고현장에서 시신 10구를 수습했다. 또 비행기록장치도 수거됐으며 이를 복구해 포렌식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무장봉기 중단을 위한 중재에 나섰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신이 프리고진의 안전을 보장한 적은 없다면서도 푸틴이 이번 비행기 추락 배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이 그랬다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