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조대현의 숨겨진 가능성을 믿었다… “우리가 완벽한 선발로 만들 수 있다”

      2023.09.15 06:37   수정 : 2023.09.15 08:32기사원문


[웨스턴조선호텔(소공동) = 전상일 기자]당장 눈앞에 있는 선수가 좋지 않으면 불안하다.

행여 빨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팬들의 질타를 견뎌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KIA는 오랫동안 지켜본 자신들의 시각을 믿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이 뛰어다닌 스카우터들의 눈과 발을 신뢰하기로 했다.

KIA타이거즈가 9월 14일 오후 2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조대현(강릉고. 투수)을 지명했다.


사실, 조대현이 오는 것은 이미 지난 8월 어느정도 결정되어있었다. 193cm, 90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조대현은 큰 신장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시속 151km의 포심이 위력적인 선수다. 시즌 초반에는 약 45이닝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고교야구계를 평정했다.

특히, 큰 신장에서 내리 꽂히는 포심은 알고도 치기 힘든 매력이 있었다. 투구폼도 어느 정도 정립이 된 선수이고, 피지컬도 동양인에게는 쉽게 볼 수 없는 체형이었다. 여기에 투타도 겸업했다. 신세계이마트배 당시 황준서의 148km를 2루타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조대현은 5월 이후 서서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중학교때까지는 야수였고, 고교 1학년때 이후 거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장충고 시절 황준서, 육선엽, 조동욱 등 워낙 뛰어난 동기가 많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강릉고로 전학을 와서 꽂을 피웠다. 하지만 고2때까지 10이닝도 던져본 기억이 없다. 그러다 고3에 화려한 폭발을 했고, 시즌 초반 모든 것을 격발시켰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고2때까지 거의 던진 적이 없던 선수가, 고3때 갑자기 던질려니까 힘에 부친 것 같다. 우리팀 육청명이 부상을 당해 대현이가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대현이는 몸만 좀 만들면 155km를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자원이다”라고 말했다.


조대현은 청소년대표팀에서 거의 경기를 나서지 못했다. 스피드도 많이 떨어져있고, 제구도 불안했기 때문이다. 또한, 투구폼을 수정하는 과정에서의 부침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는 부산고 원상현에게로 시선이 갔다. KIA는 원상현을 주목했고, 조대현에서 원상현으로의 선회를 고민했다. 주말까지 계속된 난상 회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KIA의 선택은 다시 돌고 돌아 조대현이었다.

이유는 엄청난 가능성이었다. 조대현은 가능성면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조대현은 193cm임에도 86kg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몸이 말랐다. 살을 찌우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여기에 제구력도 나쁜 투수가 아니다. 본인은 "길게 던지는 것은 자신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선발을 선호하기도 한다. 투구폼도 나쁘지 않다. 슬라이더스텝과 변화구 하나만 추가 장착하면 선발감으로 클 수 잇는 자원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평가다.



드래프트장에서 만난 심재학 KIA 단장은 “우리는 당장 보다 미래를 봤고, 수없이 조대현을 지켜봐온 우리 스카우터들의 눈을 믿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선수는 불펜감이라기보다는 완벽한 선발감이다. 우리가 구축해놓은 시스템대로 키워낼 수만 있다면 완벽한 선발감으로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뽑았다”라고 말했다.

드래프트는 흙속에서 진주 찾기다. 그리고 본연의 시각으로 선수를 판단하는 눈이 결국 성패를 좌우한다.
심 단장 또한 그에 동의했다.

심 단장은 “스카우터들이 수없이 현장을 누벼오면서 지켜봐 온 선수다.
단 한 줌의 후회도 없다”라면서 지긋이 KIA의 유니폼을 입은 조대현을 지긋이 응시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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