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6·25참전용사 부인 "올윈 그린 여사, 부산서 남편과 영면"
2023.09.21 16:00
수정 : 2023.10.12 17:02기사원문
6·25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호주군 참전용사 찰스 그린 중령의 배우자 올윈 여사가 유언에 따라 21일 한국에서 남편과 함께 영면에 들어갔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그린 중령 묘역에선 올윈 여사 유해 합장 합장식이 엄수됐다.
지난 2019년 11월 별세한 올윈 여사는 생전에 "남편 묘역에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4년 만에 실현됐다.
그린 중령은 6·25전쟁 중이던 1950년 9월 호주 육군 제3대대의 첫 지휘관으로 참전, 국군 및 유엔군과 함께 싸웠다. 그가 이끈 호주 육군은 영연방 제27연대에 배속돼 연천·박천전투와 정전전투에서 승리하는 등 큰 공적을 세웠다.
하지만 그린 중령은 같은 해 10월 30일 막사 주변으로 날아든 북한군 포탄 파편에 복부 관통상을 입어 30세 나이에 전사했다. 그린 중령은 6·25전쟁 당시 호주군 장교 중에 유일한 전사자였다.
국가보훈부는 그린 중령을 '2015년 11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됐고, 정부는 2019년 7월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행사 때 그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한 바 있다.
그린 중령이 전사 뒤 외동딸을 키운 홀로 키운 올윈 여사는 1993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회고록 '아직도 그대 이름은 찰리'를 출간해 호주 전쟁문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06년엔 호주 정부로부터 '국민훈장'도 받았다.
올윈 여사는 호주 6·25전쟁 참전용사협회 후원과 참전용사 및 유가족들을 위한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한·호주 협력관계에 기여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올윈 여사의 제안에 따라 6·25전쟁 당시 호주군(영연방) 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 가평의 지형과 6·25전쟁 당시 호주군 전사자의 이름 등을 손바느질로 누벼 만든 대형 작품(퀼트)을 2016년부터 전시하고 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대장)은 이날 합장식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번영이 있게 한 참전 영웅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중장)도 "6·25전쟁으로 맺어진 우방국의 인연이 양국 육군 간 교류협력 심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