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하면 亞신기록 … 황선우, 김우민, 지유찬, 백인철 한국 男수영은 월드클래스다
2023.09.29 13:00
수정 : 2023.09.29 13: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한국 수영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한국 남자 수영의 르네상스다.
단순히 아시아에서 많은 금메달을 따서 그런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수영의 르네상스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은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황선우, 김우민, 지유찬, 백인철은 예선과 결선에서 모두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따내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원 아시안게임으로 신기록으로 우승했다는 것만 해도 한국 수영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선두주자는 역시 황선우다. 황선우의 200m는 세계 무대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만하다. 어떤 선수와 붙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중국 판잔러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도 충분하다. 황선우의 경쟁자는 다비드 포포비치다. 포포비치는 전신 수영복 이후 세계 최초로 1분 42초대에 진입한 루마니아의 신성이다.
‘박태환의 후계자’ 김우민도 세계 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 3관왕을 노리는 선수다. 김우민은 자유형 800m에서 중국의 리퍼웨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김우민은 7분46초03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종전 기록은 쑨양(중국)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세운 7분48초36을 모조리 깨버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우민의 주종목은 800m가 아닌 400m다. 김우민은 400m도 여유롭게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400m는 과거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호주의 장거리 영웅 해킷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던 바로 그 종목이다. 남자 자유형 400m 일인자로 꼽히는 선수는 새뮤얼 쇼트(호주)다. 아흐메드 하프나우이(튀니지)도 마찬가지다. 현재 아시아권에서는 김우민이 가장 세계 무대에 근접한 선수라고 평가받고 있다.
지유찬도 마찬가지다. 남자 50m 자유형에서 우승한 지유찬(21)은 예선에서 21초84, 결선에서 21초72로 기존 22초16을 넘어 하루 만에 두 차례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재 남자 자유형 50m 세계기록은 기술 도핑의 변혁기인 2009년 나온 20초91이고, 그 이후에는 도쿄올림픽에선 21초07로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27)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드레슬은 마이클 펠프스 이후 최고의 미국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자유형과 접영 단거리 부문에서 특히 대단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많이 버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유찬의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그리 멀어보이지도 않는다.
현재 한국 남자 수영계에서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른 선수라는 평가여서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압도적인 기량을 증명했다.
자유형이 아닌 종목에서는 백인철이 압도적이다. 다만, 접영은 세계 무대에서는 한국선수가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다.
백인철은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23초29의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백인철은 23초34의 쩡천웨이(싱가포르)를 0.05초 차로 제쳤다. 남자 접영 50m 세계 1위 기록(22.62)과 0.67초 차이가 난다.
최단거리에서는 작은 차이가 아니지만, 현재 발전 속도라면 올림픽 결선 진출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은 중국이 압도적이다. 아시아 최고의 수영강국은 중국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남자 자유형에서만큼은 대한민국이 결코 중국에 밀리지 않는다. 아니 세계무대에서는 앞으로 대한민국 남자 자유형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남자 자유형은 수영의 꽃이다.
과거에는 박태환만 바라보는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한국 자유형의 진짜 황금기가 도래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