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예산 5000억원 돌려주오…전북서 '삭발에 단식' 아우성
2023.10.11 08:00
수정 : 2023.10.11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정부를 향한 항의와 복원 요구가 전북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국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정부예산안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전북지역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11일 전북도의회에서는 황영석 의원(김제2)과 윤정훈 의원(무주)이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전북도의원들은 지난 9월5일부터 새만금 SOC 예산 정부예산안 대폭 삭감에 반발해 단체 삭발식을 갖고 23명째 릴레이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 8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된 새만금 SOC(사회기반시설) 예산이 1479억원으로 대폭 삭감된 탓이다. 당초 정부부처에서 반영한 새만금 SOC 예산은 6626억원이었다. 예산이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77.6%)나 잘려 나가자 지역사회는 패닉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새만금 개발에 대한 전면 재수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경제 상황 변동 등에 따라 5∼10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소폭 갱신해온 그간 방식에서 벗어나 명확한 목표를 재설정해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새만금개발청은 SOC 적정성을 점검하는 연구용역을 조만간 진행해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2025년까지 기본계획을 재수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1987년부터 계획된 새만금 개발 사업이 36년간 제대로 진행도지 않은 것을 지켜본 전북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은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과 별개라는 주장이다. 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SOC 특성을 감안하며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항변한다.
실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당초 계획대로 내년에 완공하려면 2000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부처심의 단계에서 1191억원으로 줄었고 기재부는 857억원을 추가 삭감했다. 남은 예산 334억원(부처안 28%)으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개통이 3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새만금 신항만도 부처 반영액이 1677억원이지만 정부 예산안에는 438억원(부처안 26%)만 반영됐다. 전북도가 908억원을 요구한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는 정부 최종안에 고작 11억원에 그쳤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 예산 100억원도 기재부 심의에 막혔다.
이에 전북도민들의 우려 속에서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지난 9월5일 전북도의원들이 단체 삭발했고, 이어 7일 국회 본관 앞에서 김윤덕, 김성주, 신영대, 윤준병, 이원택, 안호영 등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삭발식을 단행했다. 1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익산을) 등이 기재부 앞에서 삭발하며 새만금 사업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 일부 시군 의회에서도 삭발 대열에 합류하며 새만금 예산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새만금은 30년 넘게 정치적 희생을 감내해 왔다"면서 "이번만큼은 도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새만금 SOC 예산을 살리고 새만금이 희생이 아닌 희망으로 땅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