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대입개편안, 사교육비 늘릴까…조희연 "수험생 부담 가중"

      2023.10.13 11:37   수정 : 2023.10.13 11: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교육부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내신 5등급제로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늘고,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도 엇박자를 낼 거라는 우려 탓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 대입개편안에 대해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하는 개편안"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2028 대입개편안에 대한 서울시교육청 입장문을 내고 "학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며 "두 과목이 9등급의 변별 기제로 활용될 경우 준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능 선택영역 과목으로 심화수학마저 도입된다면 수학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심화수학은 주요 대학과 인기 학과의 변별 도구로 활용되어 수험생 부담 증가와 사교육 열풍의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8년 수능부터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문·이과생 모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모두 치르도록 하는 대입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에는 선택과목으로 '심화수학'을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조 교육감은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2025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교내신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함께 적는 것은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를 무력화한다"라며 "진로 적성과 무관하게 내신에 유리한 다인수 과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교학점제의 온전한 시행을 위해서는 고교내신에서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은 절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자사고, 특목고 체제에서는 고교서열화 심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대입제도개편 시안이 현실화될 경우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는 교육계 안팎에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재편되면서 내신의 변별력이 줄고 수능 중요성이 커질 거라는 주장은 힘을 받는다. 수능의 비중이 커질 경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수능에 유리한 특목고나 자사고의 인기가 높아지고 이들 고교에 입학하기 위한 사교육도 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치동 등 학원가는 이미 2028 대입 개편안과 관련한 설명회로 들썩이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은 '핵폭탄급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발표,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하라'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매년 겨울방학에 다음 학년 교과과정을 선행 학습하는 '윈터스쿨'이 더욱 성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윈터스쿨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중3 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는데, 2028 대입 개편으로 새 입시제도를 적용받는 중2 학생들도 대거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까지 수능 수학시험 범위가 과다해 선행 사교육이 성행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과목인 기하를 가르치는 학원도 있었다"며 "심화수학 수능 편성은 이런 악몽을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이번 수능 개편안에서 심화수학 신설을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며 "사교육 시장은 심화수학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를 선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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