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 "펜타닐 제조 금지"..."어기면 죽는다"

      2023.10.17 03:16   수정 : 2023.10.17 03: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 카르텔이 아편진통제인 펜타닐 생산과 유통을 금지했다. 미국 법집행 당국의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 펜타닐을 공급하는 최대 공급선인 시날로아 카르텔 지도부가 조직원들에게 이같이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감옥에 수감된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네 아들이 집단 지도체제, 이른바 '차피토'를 형성하고 있는 시날로아 카르텔 지도부에서 이같은 명령이 나왔다.

엘차포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지금의 국제 마약공급 제국으로 키운 인물이다.
시날리오는 멕시코산 헤로인부터 콜롬비아의 코카인, 아시아에서 수입한 원료를 토대로 제조한 펜타닐을 밀거래해왔다.

펜타닐 퇴치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 법집행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시날로아 카르텔이 미 당국의 강력한 대응을 무마하기 위해 취한 조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조처가 임시방편으로 압박이 누그러지면 펜타닐 제조와 밀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멕시코 정부에 시날로아 카르텔 분쇄를 위한 더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펜타닐 남용으로 매년 미국인 수만명이 사망하면서 이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된 가운데 멕시코에 대한 압박도 강화되고 있다.

의원, 대통령 경선에 나선 후보들을 포함해 일부 공화당원들은 아예 미군을 멕시코에 파병해 펜타닐 밀매 범죄단체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이 전에 없는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면서 시날로아 카르텔도 지금은 일단 몸을 숨길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6월부터 펜타닐에 대한 입장을 바꾸기 시작해 펜타닐 제조와 밀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멕시코 북부 쿨리아칸 외곽에서 펜타닐인 것으로 보이는 파란색 알약 무더기에 덮인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날로아 카르텔 지도부인 차피토의 결정은 지도부가 잇따라 체포되는 등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차피토 리더인 오비디오 구스만은 지난 1월 최소 29명이 사망한 멕시코 보안군과 하루 종일 지속된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 당시 사망자 가운데는 멕시코 육군 대령과 병사 9명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9월 미국으로 추방돼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4월에는 미국이 구스만 4형제와 협력자 24명을 기소했다. 앤 밀그램 미 마약단속국(DEA) 국장은 당시 DEA가 시날리아 카르텔과 차피토 네트워크에 침투했다면서 "조직 최고위층에 전례없는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릭 갈란드 미 법무장관은 이달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오비디오 구스만 체포가 끝이 아니라고 강조해 시날로아 카르텔 지도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부에서 시날로아 카르텔이 일단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펜타닐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는 의구심이 나오고는 있지만 시날로아 카르텔의 펜타닐 금지는 실제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조직원들에 따르면 펜타닐 금지령을 위반한 5명이 처형됐고, 최근 10일 동안 시날로아 본거지에서 금지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수십명이 실종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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