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우디와 협력 포스트 오일 시대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
2023.10.24 02:00
수정 : 2023.10.24 02:00기사원문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서영준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 관계를 단순 경제 분야에서 벗어나 스마트 인프라, 디지털, 우주 등 과거와 미래를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전략인 비전 2030에 따라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에 맞춤형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했다.
우선 지난 2000년대부터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 인프라 협력이 더욱 공고화 됐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람코와 24억불 규모의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아미랄 프로젝트(약 50억불) 수주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로 볼 수 있다.
중국 등 경쟁이 치열해진 플랜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으로, 이번 계약으로 올해만 사우디에서 총 86억불의 해외건설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이는 올해 해외건설 누계 수주액 259억불의 3분의 1 규모로, 지난 5년 간 사우디 연평균 수주액 34억불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스마트 인프라 협력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약 1억불 규모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리야드를 비롯해 메카, 메디나, 담맘, 젯다 등 5개 도시에 가상현실 공간인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해 도시계획과 관리, 홍수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기존의 물리적 인프라 협력을 디지털 공간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수출 1호 계약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스마트시티 건설이 본격화됨에 따라 KT, 현대건설은 사우디텔레콤과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동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네옴 건설에 필요한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에서도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모듈러 건축, 건설자동화 등 스마트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미래기술 트너십 포럼에도 참석했다. 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이룩한 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한-사우디 협력의 지평을 과학기술 분야로 확장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포스트 오일 시대을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고 한-사우디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인 △에너지 △디지털 △바이오 △우주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간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사우디와 함께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 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양국 연대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