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그날, 기억하겠습니다"... 서울광장 모인 1만 시민

      2023.10.29 19:57   수정 : 2023.10.29 19: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년 전 이태원에 친구랑 있었다가, 인파가 많아서 친구를 잃어버렸어요. 그날 친구는 사고를 당했고, 어제는 그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오늘은 애도하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거주하는 김모씨(25).)
10.29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보라색 리본을 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야4당 등은 2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민대책회의와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추모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1만명 이상, 경찰 추산 70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라' '10.29 이태원참사 기억하겠습니다' 등이 적힌 보라색 피켓을 들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이정민 유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제 우리에겐 특별법만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참사의 원인과 재발방지를 논하고, 국민들의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법안에 여야 없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특별법 통과에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5인의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단은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이라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 △희생자 명예회복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 △특별법으로 독립적 조사기구가 설치되는 날까지 국회·정부를 지켜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 △연대·지지 손을 놓지 않을 것 △안전사회가 건설될 때까지 책임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4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권에서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참석했다.

야 4당 지도부들은 추도사에서 일제히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메세지를 쏟아냈다. 앞서 야 4당은 이날 추모대회가 정치 행사가 아니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시민추모대회는 유가족 발언 및 추모 공연이 이어진 후 유가족들을 필두로 분향소 헌화와 희생자 이름부르기로 막을 내렸다.

앞서 이날 오후부터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추모대회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4시께엔 헌화 대기줄이 200m이상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유가족과 시민 수백여명은 사전행사로 이날 오후 1시59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4대종교 기도회에 참석한 뒤,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을 지나 행진해 추모대회 현장으로 도착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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