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걸린 채 태어난 아기 11배나 늘어 "상황심각"...韓 매독환자도 10% 증가
2023.11.09 05:30
수정 : 2023.11.09 0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최근 10년 새 아기 매독환자가 약 11배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부모에게 직접 매독을 물려받은 선천성 사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지난해 발생한 선천성 아기 매독환자의 수가 약 3700명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독은 박테리아 트레포네마 담창구로 인해 발생하는 성병이다. 임신한 여성에서 태아로 전파될 수 있으며, 임신 중 매독에 걸리면 유산과 사산으로 일어질 수 있다. 유산과 사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영아는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심각한 발달 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실제 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51명의 아기 매독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CDC는 “3700명의 아기 매독환자 중 약 38%가 산전 검사를 전혀 받지 못한 임산부에게서 태어났다”며 “임신 중 매독 검사와 치료가 개선된다면 선천성 매독의 발생률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산전진료를 받은 이들 중에도 약 30%는 매독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독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산모의 88%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라 바크먼 미 CDC 성병예방부 최고의료책임자는 “아기 매독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는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뜻한다”고 말했다.
매독은 약 20년 전 미국에서 거의 사라졌다가 2017∼2021년 74% 급증해 17만7000건에 이른다.
매독 환자는 일본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발표한 감염병 발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1만1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명 더 늘었다.
국내 매독 환자 역시 늘었다. 올해 2~7월 매독 환자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CDC는 아기 매독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산전 진료 시 혹은 임신이 확인되는 즉시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감염이 의심될 시 임신 28주와 출산 시에도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