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에서 흉기 들고 서있다"…'칼부림 예고' 20대 남성 1심 집유

[파이낸셜뉴스] 신림역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9일 협박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준 범죄예고에 대한 경찰의 강경 대응 지침이 범행 당시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었음에도 죄의식 없이 글을 올렸다"며 "검·경의 공권력을 낭비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게시글을 10회 반복해 올렸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협박과 공무집행 방해에 대한 고의가 확정적이었다고 판단된다"며 "수험생활 스트레스로 인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는데, 수험생활을 계속하는 한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7월 2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림역에 칼을 들고 서있다. 이제부터 사람을 죽인다'는 내용의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글로 인해 경찰 20여명이 현장에 출동하도록 해 수사력을 낭비하게 한 혐의도 있다.

앞서 법무부는 검거 과정에서 경찰력이 낭비된 책임을 물어 최씨를 상대로 지난 9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무부가 살인예고 글 게시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법무부는 "112신고 접수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경찰기동대 등 총 703명의 경찰력이 투입됐다"며 "경찰관 수당 및 동원 차량 유류비 등 총 4370만1434원의 혈세가 낭비돼 배상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e-mail]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