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일정 마무리한 시진핑, 성과는?

      2023.11.19 13:17   수정 : 2023.11.19 13:17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포함한 미국 일정을 마무리했다. 미중 관계 안정화를 위한 소통의 문을 다시 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만과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미국 경제인들에게 요청한 대중국 투자도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시 주석의 방미를 국내 여론 측면에서 보면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있다. 중국 내에선 시 주석의 발언이 연일 주요 검색어에 도배됐다.


19일 중국 외교부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1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맞댄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미국의 주요 관심사였던 군사 소통 채널 복원에 합의했다. 또 양국 간 고위급 외교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정상 간 직통 ‘핫라인’을 개설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는 양국 간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막고 갈등과 이견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시 주석은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 온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미국 반입을 막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과거 인권 탄압을 이유로 걸었던 중국 공안부의 과학수사연구소에 대한 한 제재를 푸는 성과물도 도출했다.

중국 정부가 밝힌 양국 간 합의는 군사·안보영역을 비롯해 정치·외교와 인문 교류, 글로벌 거버넌스 등 20여개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인식하는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인권 문제는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의 경우 협의를 개시키로 했다는 문구를 받는 성과에 그쳤다.

시 주석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만찬을 가지고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하며 경제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초대형 경제 대국이자 초대형 시장”이라며 “중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지속해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내국민 대우를 완전히 보장할 것”이라고 사실상 대중국 투자를 호소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미국 방문기간 미중 양국 정부 및 기업 간의 대규모 구매·투자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어 중국 시장에 의구심을 가진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미중 정상회담이 미국의 대대적인 환대를 받으며 별도의 공식적인 행사로 열렸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 지도자로 위상을 과시한 것은 소득으로 꼽힌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APEC과 별개의 초청을 받고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른 APEC 국가들과 급이 다르다는 취지다.

또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한 발언은 중국 내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SNS)의 주요 검색에서 오랫동안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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