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으로 전기 만든다

      2023.11.21 14:25   수정 : 2023.11.21 14: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최혜경·윤민주 박사팀이 자연계에 없는 '메타물질'을 활용해 체온으로 전기를 만들어냈다. 양 끝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열전발전 부품은 지금까지 개발된 것과 달리 최대 35% 이상의 신축성을 갖고 있으며, 30% 이상의 온도차이를 높이는 효율성까지 갖췄다.

21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이 부품의 전력생산 밀도는 세라믹이나 실리콘, 고분자 등의 재료보다 20배 이상 향상시켜 0.1㎼/㎠에 불과했던 전력 생산량을 2~3㎼/㎠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에너지 하베스터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배터리 등 별도 전원 공급 장치가 필요하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즉 간단하게 몸에 부착해 체온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모듈을 통해 전원까지 바로 공급해 차세대 의료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번에 사용한 메타물질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의 성질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힘을 가해 물질을 가로 방향으로 늘리면 세로 방향이 줄어들지만, 이 메타물질은 가로 방향으로 늘리면 세로 방향도 함께 늘어난다.

연구진은 이 메타물질로 만든 '개스킷'을 활용해 열전부품의 신축성을 최대 35%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열전부품은 양 끝의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원리다.

메타물질로 만든 개스킷은 지금까지 활용했던 딱딱한 세라믹 기판보다 열전부품의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고, 사람의 피부처럼 잘 늘어나며, 어느 곳에도 부착이 용이하다. 또한, 개스킷 내부의 공기가 우수한 절연성을 가지고 있어 열 손실을 막고, 기존의 유연 열전 소자 대비 온도 차를 최대 30%까지 높이는 등 열전소자의 효율성도 확보했다.

연구진이 만든 열전부품은 최대 35% 이상의 신축성을 지니면서 전력생산 밀도가 기존의 0.1㎼/㎠에서 2~3㎼/㎠로 20배 이상 높다.
특히 열전소자 모듈을 크게 늘려도 전기적 특성의 저하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최혜경 박사는 "이 열전부품의 신축성과 효율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1만 번 이상의 반복적인 굽힘에도 부품의 성능 손실 없이 유지되는 내구성까지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열전 기술을 에너지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발표했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속표지 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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