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정안’ 꺼내 든 민주…법정 시한 내 예산 처리 불투명
2023.11.26 16:01
수정 : 2023.11.26 17: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기일(11월 30일)이 임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수정안’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예산 심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정부 여당의 발목 잡기 때문이라면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예산 독주를 하는 거라고 맞받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 강훈식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여당이 법정 기한 내 예산 심사가 마무리되기 어렵게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는 예산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증액 심사를 회피하고자 11월 30일까지 예산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음 날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국회법 조항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에 증액 없이, 정부 주요 예산을 감액한 수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는 무력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ODA(공적개발원조), 특수활동비 예산 등 확대 편성을 지적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난주까지 예비 심사를 마친 상임위원회 13곳 중 절반에 달하는 6곳에서 단독 의결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예산 편성권이라도 손에 쥔 듯 청년 관련, 지난 정부의 원전 후속 사업 예산에도 ‘윤석열’ 꼬리표가 붙어 있는 듯 보이면 무조건식 삭감의 칼날을 휘둘렀다”며 “‘이재명’ 꼬리표가 붙은 3만원 청년패스, 지역사랑상품권 등의 예산은 단독 의결을 해서라도 증액을 이뤄 냈다”고 했다.
여야는 오는 30일·다음 달 1일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서도 신경전을 이어 갔다.
국민의힘은 해당 본회의들은 예산 합의 처리를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소추 움직임을 견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년 총선까지 방통위의 손발을 묶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송 환경을 유지하겠다는 정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예산에 당 의중을 반영하는 대신 탄핵소추를 미루는 식의 '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탄핵안과 연계한다는 것은 만약 여당이 그랬다면 황당한 얘기”라며 “이건 이거대로, 저건 저거대로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