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 확인한 한·일, 원론적 입장만 밝힌 한·중

      2023.11.26 16:53   수정 : 2023.11.26 1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일중 3국 외교 수장들이 26일 4년여만에 한자리에 모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성사를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 측은 인적교류와 과학기술, 기후변화와 안보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연내 열리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조속한 시일 내 개최하는데 의견을 같이 한 3국 외교 수장들은 서로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성에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리 외교 당국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보다 3국 외교 수장들이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 가운데, 한일·한중·중일 외교 수장들은 각각 양자 외교장관회의도 열어 각자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개최 '전초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부산 시내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APEC누리마루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 외교 수장들은 한일중 3국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기대했고, 중국 측도 '선린우호(이웃나라와 잘 지낸다)'는 방침을 언급하면서 화답했다.

3국 외교 수장이 4년3개월만에 한자리에 모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가 함께 하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개최도 임박해보이나, 연내 개최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3국 외교장관회의 직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3국 정상회의 개최 시점에 대해 "문을 닫진 않았지만 지금 연내 열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3국 정상이 모일 자리를 만들기 위한 3국 외교 수장들이 한 자리에서 모인다는 점에서 3국간 물밑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북한이 주장하는 정찰위성 발사 등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 협력 등 한일중 3국이 다룰 현안이 만만치 않아서다.

박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해 세계와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협했다"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3국의 공동 이익으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미카와 외무상도 이번 3국 외교장관회의로 세 나라 협력이 다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일중한 정상회의를 위해 세 나라가 협력할 과제에 대해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왕이 부장은 "세 나라는 지역과 글로벌 발전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해야한다"며 신중하면서도 3국간 협력에 대해 문을 열어뒀다.

■미래지향 확인 '한일', 원론적 입장 '한중'

이날 3국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한일, 한중, 중일 등 양자 외교장관회의도 열렸다.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과 러북 간 무기 거래 등에 대해 규탄하면서 한일 및 한미일 3각 공조로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승소 판결에 대해선 일단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데 양국이 의견을 같이 하고, 미래지향적 관계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부산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당초 원유 수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하려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감안해 한국 지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 외교수장간 만남에선 주요 현안에 대해 서로 원론적인 입장만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소위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우리 측의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와 탈북민 강제북송 등에 왕이 부장은 새로운 발언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에 도움되는 역할을 하겠다"고만 답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외에도 대만 문제와 게임 미디어 산업의 한한령, 러시아·북한 무기거래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양국 외교 수장들은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수준으로 회담을 마무리했으나, 왕이 부장이 박 장관을 중국으로 초청하는 등 소통은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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