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대역전극 쓰자… 민관 원팀 "한 표라도 더" 지지 호소
2023.11.27 18:47
수정 : 2023.11.27 21:35기사원문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려 '열세'였던 부산은 추격을 거듭한 끝에 이제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부산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부산이 막판 역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승부는 '결선 투표'… 대역전 기대
27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들은 28일(현지시간) 오후에 열리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최지 결정 투표가 진행되기 직전까지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하고 있다. 현시점에선 우리나라보다 일찍 유치전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세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결선 투표까지 갈 수 있다면 한국도 역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오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각국은 마지막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투표를 진행한다. 1차 투표에서 전체 회원국 182개국의 3분의 2 이상을 얻으면 유치가 확정된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개최지 확정을 짓기 위한 3분의 2 이상 득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선 투표까지 끌고 가 로마를 찍은 표를 흡수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필두로 박형준 부산시장,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등이 파리에 투입됐다. 아직 지지도시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회원국 공략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2030 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동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한일 관계개선과 향후 협력을 더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175개국 3000여명 만나 지지호소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막판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기업 그룹사 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후 18개월 동안 175개국 3000여명의 정상, 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개최한 회의만 1645회에 이른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은 전체 교섭활동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유치전의 가장 큰 특색은 대기업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국가를 하나씩 매칭해 밀착 유치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기업별로 삼성은 네팔·라오스·남아공·레소토 등을, SK는 아프가니스탄·아르메니아·리투아니아·몰타 등을 전담했다. 현대차는 페루·칠레·바하마·그리스 등, LG는 케냐·소말리아·르완다 등에서 유치 활동에 주력했다.
파리에서 마지막까지 유치 활동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귀국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전담조직(TF)을 꾸린 현대차그룹은 전방위 지원을 펼쳐왔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개최지 선정 투표일까지 파리에 남기로 결정하고 막판 유치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맡아 지난달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베이스캠프를 마련한 뒤 중남미와 유럽 7개국을 돌며 막후에서 전방위 유치전을 펼쳐왔다. 최 회장은 이달 초 파리에 도착한 뒤 중남미, 유럽 7개국을 이동하며 지구 반바퀴에 이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고, 지난달에는 아프리카 BIE 회원국을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지난 23일에는 'BIE 대표 초청 만찬'에 참석, 파리 주재 대표단들을 상대로 부산엑스포 지지를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엑스포 유치전 전면에 등장하며 지난 6월 30개국 대사를 초청,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