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목 20군데 찔렸다" 전 남친에 살해당한 伊여대생..졸업식에 1만여명 몰려
2023.12.06 13:25
수정 : 2023.12.06 13:25기사원문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체케틴의 장례식은 5일(현지시간)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에서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명문 파도바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체케틴은 지난달 전 남자친구이자 학과 동기인 필리포 투레타에게 살해당했다.
부검 결과 체케틴의 얼굴과 목 등에서 스무 군데 이상의 자상이 발견됐다.
투레타는 여자친구였던 체케틴이 자신보다 먼저 졸업한다는 사실에 분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직후 독일로 도주했다가 현지 경찰에 검거된 뒤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그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장미로 덮인 체케틴의 관이 성당으로 옮겨졌고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부 장관,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 주지사 등이 운구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장례식은 TV로도 생중계됐다.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추모객은 야외 스크린을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많은 사람이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를 추방하자는 의미의 빨간색 리본을 옷깃에 달았다. 이들은 여성 폭력에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종과 열쇠를 흔들었다.
체케틴의 아버지 지노는 추도사에서 "줄리아의 목숨은 잔인하게 빼앗겼지만 딸의 죽음은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의 재앙을 종식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슬픔에서 우리는 대응할 힘을 찾고 비극을, 변화를 위한 원동력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전국의 대학은 이날 장례식이 끝난 오후 2시까지 모든 수업을 중단했고,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이 지역에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청사에 조의를 표하는 반기를 게양했다.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