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이커머스 기업, 생존 전략은?

      2023.12.07 08:50   수정 : 2023.12.07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쇼핑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되며 저성장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해외 판로 개척, 판매자 대상 솔루션 제공 등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7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 '격변기 맞은 이커머스, 기업의 생존 방향성은?’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감률이 2021년 하반기 들어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며 이커머스 시장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2년 전년대비 10.3% 성장하는 데 그쳤고, 2023년 9월 전년 동월대비 증감률은 9.6%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외형 확대에 초점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앞으로 고객을 락인(Lock-in)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사업 전략 재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이커머스 시장의 비즈니스 이슈 중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통합 멤버십 △크로스보더 커머스 △판매자(셀러) 대상 솔루션 강화 등에 주목했다.

이커머스 사업자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다. 쿠팡과 SSG닷컴, 롯데온 모두 자동화 물류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가운데, 이들 기업은 물류센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패턴화하거나 스마트 솔루션을 도입하며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멤버십 경쟁은 통합 멤버십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멤버십으로 자사가 보유한 여러 계열사·플랫폼·채널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을 함께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SSG닷컴·지마켓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핵심 계열사 혜택을 더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2023년 6월 론칭하고, 소비자 유인을 본격화하고 있다. 쿠팡 역시 ‘쿠팡와우’ 멤버십에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OTT 및 딜리버리 플랫폼에서의 혜택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멤버십으로 개편했다.

또한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은 크로스보더 커머스(이하 CBEC, Cross-Border E-Commerce)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두고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CBEC란 온라인 또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CBEC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차별화된 해외직구·역직구 솔루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테무(Temu)를 포함해 일본의 라쿠텐(Rakuten), 싱가포르 큐텐(Qoo10) 등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한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CBEC 비즈니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 이커머스 사업자 사이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고객을 넘어 경쟁력 있는 판매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마켓 플레이어가 경쟁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판매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판매자의 소비자 직접 판매(D2C, Direct-to-Customer)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D2C 솔루션을 활용하면,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프로모션 및 라이브 방송, 데이터 분석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업무 전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삼정KPMG 박홍민 상무는 “앞으로는 B2C·B2B 통합적 락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통합적 락인 생태계를 통해 기업들은 판매자와 소비자 양쪽 시장을 확보하는 ‘교차 네트워크 효과(Cross-side network effect)’를 도모할 수 있고, 플랫폼에 대한 판매자와 소비자의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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