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불장에 붙은 물음표… 문제는 거래량
2023.12.07 18:14
수정 : 2023.12.07 18:25기사원문
■작년 거래량도 회복 못해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57% 오른 5820만원을 가리키고 있다. 4600만원대였던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5% 이상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137조원을 기록하며 메타(페이스북)를 제치고 글로벌 자산 순위 9위에 올라섰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2119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4일 이후 최대치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량은 당시 만큼 회복하지 못했다. 이달 전체 가상자산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60조5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의 하루 평균 거래량(92조1673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현재의 거래량은 비트코인이 2700만~2800만원에 거래되던 지난해 10월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코인 열풍이 불 때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아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글로벌 증시도 나쁘지 않아 굳이 코인을 하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장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투심 회복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 5월 이후 올해 9월까지 비트코인의 도미넌스(시장점유율)는 5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을 갈아치우던 2021년 5~6월과 11~12월에는 오히려 점유율이 40% 초반대로 떨어졌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이상으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대체 가상자산)의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3.7%를 기록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호재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이슈가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에 집중돼 있고, 최근에서야 시총 2위 이더리움으로 조금씩 옮겨가는 상황이다.
알트코인 투자로 큰 수익을 얻던 기존 투자자들도 완전히 포트폴리오 조정을 않고 있다는 업계의 진단이다.
■김치 프리미엄에 과열 우려도
'김치 프리미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각각 6054만원, 603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가격(5820만원)보다 4%가량 비싸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씨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화폐 가운데 원화 비중이 42.8%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달러를 추월했다.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원화의 시장점유율은 17%포인트 상승하며 41%로 올라선 반면, 달러의 점유율은 11%포인트 하락하며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신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5월 테라가 무너진 뒤 미국에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심화하면서 한국을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정부가 가상자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가상자산의 진정한 사용처는 범죄, 돈세탁, 조세 회피뿐"이라며 "내가 정부라면 이를 금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