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쿠팡, 패션은 무신사… 이커머스 '블프 대약진'
2023.12.10 19:22
수정 : 2023.12.10 19:22기사원문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 달 대대적으로 열린 할인 행사 기간 동안 전년 대비 20%대 매출 신장률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은 11월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했다. 지난 11월 30일 기준 행사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또한 지난 11월 실시한 패밀리 위크 행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1월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총동원한 통합 할인 행사 '쓱데이'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총 매출은 직전 행사인 2021년 대비 22% 신장한 1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23.1% 늘었다.
오프라인 채널도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누렸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매출 증가폭이 더 크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쓱데이 기간 동안 SSG닷컴(31%), 신세계라이브쇼핑(34%) 등 온라인 계열사 성장폭이 평균을 상회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펼친 할인 행사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패션 분야에서는 무신사가 호실적을 기록했다. 무신사가 지난 3일까지 12일간 진행한 할인 행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의 총 누적 판매액 3083억 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대비 44% 신장했다. 행사 기간 판매된 상품 수는 610만 개로 전년대비 36% 증가했고, 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50% 증가해 고객 유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도 11월부터 '로켓직구 광군제', '가전·디지털 블랙 프라이데이', '블프 앵콜 기획전' 등 각종 할인 기획전을 펼치며 공세에 나섰다. 쿠팡은 행사 기간 무선 물걸레 청소기, 고속 충전기 등 생활가전 등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올해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쿠팡과 무신사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오프라인과 실적 격차가 생겼다는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발품을 팔지 않아도 더 많은 품목을 높은 할인율에 구매할 수 있고, 미리 어떤 상품이 특가에 판매되는지 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온라인 할인 행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올해는 특히 대형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 중인 유통업계 지형도가 연말 세일 실적에서도 드러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블랙프라이데이의 본고장인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인 11월 24일 미국 온라인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98억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7.5% 증가한 규모다. 이어 11월 27일 열린 미국 최대 온라인 세일 시즌 '사이버 먼데이'는 그보다 더 높은 124억달러(약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블랙프라이데이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꼽히는 '개점 인파(도어버스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블랙프랙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내 이커머스 매출은 8.5%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대에 그쳤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