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RL 생태계 구축 직접 참여… 재무정보 데이터화 집중"

      2023.12.11 18:21   수정 : 2023.12.11 18:21기사원문
올해 3·4분기 보고서부터 '확장 가능한 재무보고 언어'라 불리는 신 XBRL(국제표준 전산언어) 재무공시가 전자공시 프로그램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XBRL은 데이터 작성단계에서 재무제표 전체, 개별계정과목 및 수치에 대해 표준화된 식별코드(바코드 Tag)가 부여된다. 국가·언어·기업이 하나의 '폼(form)'에 맞춰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빅 데이터화가 가능한 XBRL은 회계 투명성 강화와 코리아 디스키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른바 빅4 회계법인 중 딜로이트 안진은 XBRL 분야에서 단연 선두다.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 XBRL 센터의 역할이 주효했다.

딜로이트 안진의 XBRL 센터는 약 40명 정도로 구성됐고 이 중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인원은 약 35명이다. XBRL 센터는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XBRL로의 전환을 돕는 데 집중한다.

이형남 딜로이트 안진 XBRL 센터장은 "딜로이트 안진은 국내 주요 XBRL 택소노미(Taxonomy 분류) 프로젝트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프로젝트를 모두 수행한 바 있다"면서 "지난 2017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기업의 XBRL 프로젝트도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XBRL 데이터 공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인력을 집중 육성, 관리해 온 것이 선두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딜로이트 안진은 국내 XBRL 생태계 구축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ESG)에 대한 택소노미 구축사업도 올해 상반기에 진행했고, 현재는 한국거래소의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 택소노미 체계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에 XBRL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XBRL의 기본 내용, 국내 XBRL 편집기 활용, 작성 방법과 관련된 교육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이 XBRL을 눈여겨봤던 까닭에 대해 이 센터장은 "XBRL 기반의 재무정보 데이터는 정보이용자의 효익을 크게 증가시킨다"면서 "기업은 실질적인 재무정보를 만들어내는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정보 이용자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어떤 투자 의사 결정을 할 때 투자 대상의 재무 정보를 가지고 동종 업계와 비교하거나 유사 회사들의 사례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때 재무정보가 데이터화 돼 있으면 의사결정을 조기에 앞당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재무 정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벤치마킹할 회사들의 재무 비율이나 변동성 등을 분석해 회사가 나아갈 방향들을 정하는데 이 과정에 XBRL이 도움 된다는 것.

이 센터장은 "국내는 재무정보에 대해서만 XBRL을 도입하고 있는데 해외 선진 사례들을 보면 비재무 정보에 대한 부분까지도 XBRL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감독기관에 제출하는 업무 보고서도 XBRL로 제출한다.
또 최근에는 ESG 공시에도 XBRL화를 추진하려는 흐름이다.

이 센터장은 "ESG 관련 지속가능성 분류체계가 IFRS(국제회계기준) 재단에 공개 초안이 나와 있는 상태"라며 국내에서도 ESG 공시를 XBRL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제일 좋은 데이터는 표준 택소노미를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그래야 동일한 성격의 데이터들을 하나로 인식할 수 있고, 주석을 만들 때 축 정보를 고정시키면 이를 다른 데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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