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딸 목 조르고 학대한 40대 엄마, '집유'..法"이혼 후 독박육아 고려"

[파이낸셜뉴스] 자녀들을 수년간 학대하고 집 안에 쓰레기를 방치하면서 방임한 40대 친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혼 후 홀로 아이들을 돌보며 쌓인 스트레스 등으로 감정 조절을 제대로 못했다는 점 등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47·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인천 부평구의 자택에서 딸 B양(17)과 C양(15)을 총 11차례에 걸쳐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 6월2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B양과 C양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주지 않고 옷을 빨아주지도 않았으며, 청소를 하지 않는 등 자녀들을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해 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6년 당시 9살이던 딸 C양이 자신의 발을 주물러주다 짜증을 냈다는 이유로 손으로 딸의 목을 조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양육해야 하는데 오히려 학대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힘들게 양육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에 중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까지 겹쳐 감정 조절을 제대로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 아동 중 큰 딸인 B양은 피고인을 용서하고 현재는 원만히 잘 지내고 있다"며 "피고인이 당뇨 등 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