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밝히는 것도 경찰 의무", 지드래곤 증거 없어 진땀 빼는 경찰

      2023.12.17 10:00   수정 : 2023.12.17 14: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경찰이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의 마약 투약 혐의를 '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무리한 수사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경찰은 제보가 구체적이어서 수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3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권씨를 다음주 중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 10월 25일 권씨를 입건했다.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의 회원제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유흥업소 실장 A씨로부터 권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의 증언을 토대로 경찰은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를 거쳐 권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권씨 마약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지만, 권씨 본인에 대해선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권씨를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를 하고, 그의 모발과 손·발톱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검사를 했지만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권씨는 사건 초기부터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동시에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가 위치한 논현경찰서에 직접 출석해 조사받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경찰의 유일한 수사 단서였던 A씨의 증언이 바뀌었다.

수사가 2달 가까이 지속되는 동안 권씨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었다. BMW코리아는 권씨에 대한 마약 혐의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26일 자사의 공식 채널에서 권씨가 모델로 등장한 광고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경찰은 "무리한 수사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권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며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회원제 유흥업소 첩보 확인 과정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한 배우 이선균씨(48)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이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수사 일정을 말해줄 수 없지만, 이씨가 A씨에게 속아 모르고 마약을 마셨다고 자백한 만큼, 이와 관련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0월 28일과 11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이씨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