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용 됐다, 꿈꾸는 것 같아" 故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2023.12.29 07:22
수정 : 2023.12.29 07:22기사원문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지난 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나의 일기는...故 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이씨 출연 영상을 게재했다.
당시 이씨는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을 수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배우의 길을 걸어간 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너무 잘 됐죠"라며 웃었다.
그는 "초반을 생각하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많은 할리우드 셀럽들한테 박수받았는데, 꿈꾸는 것 같았다. 꿈에서 좋은 패키지여행을 다닌 그런 느낌이었다. (연기) 시작할 때 비하면 정말 용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상 주신 것 같아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다양한 배역을 경험하는 배우 생활이 자신에게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물이 어떻게 (영화에서) 피어날까 고민하는 과정이 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라며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간접 경험을 통해 그 감정을 고민하고 또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가정해 보는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고 재밌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겠다"라고 했다. 그는 "어떤 거를 굳이 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이라고 묻자 이씨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전에는 제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숙제만 잘해도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나. (연기가 제 삶을)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제 삶의 동력과 양식을 주는 게 연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라며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들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고 주는 상 같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앞서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27일 서울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전날 오후 집을 나서면서 "어쩔 수 없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씨의 발인식은 29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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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