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분배만 정한 동업관계…法 "손실도 같이 부담해야"

      2024.01.03 14:44   수정 : 2024.01.03 1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업 관계에서 이익 분배 비율만 정하고, 손실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이익 분배 비율에 맞춰 손실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박사랑 부장판사)는 A주식회사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대중음식점 경영업체인 A사는 지난 2019년 2월께 B씨와 경기도 수원에 지점을 내고 음식점을 공동 운영하기로 약정을 체결했다.

수익분배 비율은 순수익을 기준으로 50대50으로 했다.

실질적 소유는 양측이 각 50%였지만 법률적으론 A사가 갖는 것으로 합의했다.
A사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지점 운영도 A사가 하기로 했다.

건물 임대료와 인테리어 등에 필요한 돈 6억원도 절반씩 부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이 비용은 B씨가 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부동산 회사로부터 빌렸다.

A사는 2019년 6월 수원점을 개업했으나,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2년 6개월여 만인 2021년 12월 폐업했다. 이에 A사는 출자비율 50대50으로 동업하기로 약정한 만큼 B씨도 손실 분담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사업을 위해 차용한 금액, 영업점 운영 기간 영업손실 등 50% 해당하는 금액을 B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사업자금 차용을 중개해 주고 A사로부터 수익 50%를 받기로 한 것일 뿐, 동업약정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들의 계약이 동업약정으로서 민법상 조합계약에 해당한다며 A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순수익을 50%씩 배분하기로 약정한 점, 영업점 명의가 A사여도 내부적으로는 절반씩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조합계약에서 손실 부담의 시기에 관해 따로 정한 바가 없으면, 해산·청산 때 조합재산으로 조합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게 된 경우 각 조합원이 손실을 부담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동업관계에서 이익 또는 손실에 대해 분배의 비율을 정한 때에는 그 비율은 이익과 손실에 공통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고와 피고가 정한 이익 분배 비율에 따라 손실액도 각 50%씩 부담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일부 차용금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청구금액 10억2870만원 중 8억9170만원만 인정했다.
A사와 B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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