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쓸어담는 연기금... 2차전지·바이오 ‘러브콜’

      2024.01.04 16:34   수정 : 2024.01.04 16: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2차전지주와 바이오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소외받던 성장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4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7일 이후 18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총 515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2201억원)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지난해 9월 47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던 연기금은 그해 10월 155억원을 시작으로 11월 935억원, 12월 3969억원 등으로 순매수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연기금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은 2차전지 관련주다. 이 기간 엘앤에프를 448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코스피 이전상장 기대감에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0월 이전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르면 이달 중에 이전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133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7위에 올려놨다.

제약·바이오주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 기간 연기금은 셀트리온헬스케어(2위·240억원), 루닛(3위·180억원), 에이비엘바이오(9위·132억원), HLB(10위·132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주가를 짓누르던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비롯해 연초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과 기대감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SK증권 이동건 연구원은 “올해 금리의 추세적 하락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은 다른 성장주 대비 상승 폭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비롯해 연초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과까지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요 기업들의 퍼포먼스에 따라 바이오주의 반등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중 가운데서도 알츠하이머, 비만, 당뇨 등 화두가 되는 분야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한양증권 오병용 연구원은 “지난해 부진한 시장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알츠하이머, 비만 등 화두가 되는 분야의 기업들은 수익률이 좋았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업종 내 주도 테마가 될 수 있는 비만, 알츠하이머, 항암백신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신증권 이희영 연구원은 “지난해 제약·바이오는 고금리 시대에 기업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했던 해로 평가된다”며 “올해부터는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와 비만 및 당뇨 치료제가 시장을 견인하면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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