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진 K-제약바이오, JPMHC서 잇달아 성장 전략 공개

      2024.01.12 10:33   수정 : 2024.01.12 10:33기사원문
【샌프란시스코(미국)=강중모 기자】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K-제약바이오의 성장 전략이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에서 공개됐다.

높아진 K-제약바이오 위상, 美서 확인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JPMHC에서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은 메인트랙 발표 기업으로 초청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외에도 SK바이오팜, 유한양행, 카카오헬스케어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과 발전 전략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K-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이 코로나19를 거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기술수출에 성사시키는 등 성공 사례를 잇달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매년 JPMHC에 참석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 어느 때보다 잘 느껴졌다"며 "특히 메인트랙 발표를 진행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 기업들은 여러 차례 언급하며 관심을 보인 것은 업계가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경 CBC 그룹 대표는 "한국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서구 제약사들의 전략적 접근을 했고,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의 라이센싱 딜이 크게 증가했다"며 “인수합병(M&A)이 아닌 라이센싱 딜이 주를 이루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 미래 성장전략 공개, 이목 집중돼

특히 지난 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세션에서는 국내 유망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에스코프리)'를 판매하는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모달리티와 신약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신규 처방 43%를 차지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시장 직접 판매를 통해 현금 창출력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가 지나면 안정적으로 흑자가 나오게 될 것이고 오는 2029년에는 1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잘나가는 세노바메이트로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투자 등에 활용해 성장 엔진을 여러개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를 블록버스터를 키우는 한편 단백질분해(TPD),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방사성 의약품(RPT) 등 신약 개발 플랫폼에 투자하고, 과감한 M&A, 기술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해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차별적 임상 결과가 나오고 있고, 한국에서는 1차, 2차 치료제로 허가와 약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이 지난달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과 렉라자의 병용요법으로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에 허가를 신청한 것도 유한양행의 글로벌 전략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은 "이 병용요법은 연 50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데,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기술을 수출해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항암제(YH32367)와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계획대로 2개의 혁신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면 전 세계 50위권 제약사로의 진입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발표자로 공식 초대받은 한국 기업 중 유일한 비상장 기업 및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인 '파스타'와 연합학습 기반 다기관 인공지능 의료 데이터 분석 플랫폼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황 대표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혈당관리 시스템인 파스타는 당뇨병 환자 경우 실시간 연속혈당 데이터와 본인의 생활습관 데이터의 연관성을 기반으로 환자 스스로 당뇨를 관리, 합병증 발생을 줄여주고, 당뇨 전 단계 인구의 경우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해 당뇨병의 진행을 늦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협력 병원 대상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 임상데이터 분석 및 예측 기술인 ‘프로젝트 델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델타는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임상데이터와 다양한 의무기록들을 표준화해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인공지능과 대규모 기계 학습 등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한 우려 없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다기관 임상 연구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그는 "파스타 서비스의 미국,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이 있고 현재 지역별로 사업 파트너와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며 "올해 안에 해외사업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델타도 회사의 기술력과 국내 주요 병원의 참여를 바탕으로 연구 협력 네트워크의 성과가 글로벌 제약 및 테크 영역에서 아시아인의 대표 데이터셋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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