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에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한의학적 치료법은?

      2024.01.20 09:00   수정 : 2024.01.20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직장가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 모씨(42). 매일 재료 손질과 요리, 청소까지 챙기며 숨 가쁜 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손에 쥐는 수익은 점차 줄고 있어 새해부터 한숨만 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도 결국 ‘번아웃’이 찾아왔다.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일상을 수년간 반복한 탓이다.

특히 연말·연초 특수를 노려 더 바쁘게 달려오다 보니 독감에 걸리고 심한 몸살에 시달리는 등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했다. 가게 일을 마무리하고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침대에 뉘어보지만 기력이 완전히 소진된 김 씨. 그는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치료에 나서기로 한다.



최근 방송인 송은이 씨가 번아웃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그녀는 “회사를 운영하며 사업 규모가 커졌지만 일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2년 전에는 하던 일을 다 던지고 싶을 만큼 심한 번아웃이 왔었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같은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번아웃 왔다’라는 말이 일상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바쁜 현대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번아웃 증후군의 특징 중 하나는 신체적으로 피로한 와중에도 일을 하지 않을 때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하면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초래돼 만성으로 발전할 경우 두통과 요통, 관절통 등 신체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계속된다면 휴식만이 능사가 아니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번아웃 증후군을 ‘허로(虛勞)’의 한 종류로 해석한다. 허로란 ‘허(虛)하여 피로하다'는 의미로,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의 기운이 허약해지는 증상이다. 허로가 나타나면 식은땀과 함께 입맛이 없어지는 등 번아웃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이어진다. 허리와 등,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기침과 가래가 생기기도 한다.

허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몸에 누적된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높여 체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산삼약침을 비롯한 약침 치료를 통해 활력을 증진시키고 침 치료로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와 함께 공진단과 같이 원기를 보해주는 보약을 복용하면 피로 개선 및 면역력 증진에 효능을 볼 수 있다.

특히 공진단의 효과는 과학적인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이 노화를 억제하는 뇌신경 재생 관여 물질인 ‘시르투인1(Sirtuin1)’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진단의 농도에 비례해 시르투인1의 활성도가 높아졌으며 신경세포의 성장 촉진과 정신적 피로 해소에 효능을 보였다.

치료 뿐만 아니라 번아웃 예방을 위한 일상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지친 하루를 보내면 별 다른 활동 없이 바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로감이 느껴질수록 간단한 운동을 통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을 추천한다. 걷기와 가벼운 조깅, 근력 운동 등 여가 시간을 활용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기초 체력이 늘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또한 어떠한 음식을 섭취하는지에 따라 영양 상태와 면역력이 좌우되는 만큼 필수 영양소를 고려한 충분한 식사도 병행돼야 한다. 단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행동은 오히려 피로를 쌓이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하지만 건강한 정신과 체력은 한계가 있는 법이다.
새해를 맞아 건강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가장 먼저 자신의 일과 삶을 돌아보도록 하자. 지친 자신을 돌보며 활기차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대구자생한방병원 이제균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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