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의 해… 첨단기술 향연에 현직자·취준생 눈 번쩍
2024.01.31 18:13
수정 : 2024.01.31 18:13기사원문
1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4' 현장을 찾은 서울지역 공과대학 석사 과정 중인 김모씨는 참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부터 사흘간 코엑스 모든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세미콘코리아 2024'은 개최일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일시적으로 입장·등록 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 성황을 이뤘다.
반도체 한파가 풀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반등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각 부스엔 공급사 물색에 나선 기업 관계자들과 취업준비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AI발 지각변동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현직자들이 기조연설장에 대거 몰려 최근 반도체업계 트렌드 변화를 실감케 했다.
■현장 전문가들 "반도체 회복의 해"
이날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올해가 '회복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크인사이츠의 안드레아 라티 디렉터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약 25% 하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올해에는 AI 시장 개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강력한 회복의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라티 디렉터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50%, 32%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락 청 SEMI 시니어 디렉터는 "올해 새롭게 가동되는 반도체 생산공장(팹)만 35개이고, 공사를 시작하는 생산공장도 28개에 달한다"며 "신규 생산공장은 반도체 장비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업황 회복이 본격화 될 것임을 전망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AI시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칩과 웨이퍼의 구리 배선을 직접 붙이는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존 방식인 범프를 사용해 반도체를 쌓아 올릴 때와 달리 두께가 얇다는 장점이 있다. 김 부사장은 3차원(D) D램과 400단 낸드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HBM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0%를 기록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를, 2026년에는 3배 더 강화된 HBM4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준생들도 '인산인해'
올해 행사에는 500여개의 기업이 2100여개 부스를 꾸려 첨단 반도체 기술을 선보인다. ASML, 도쿄일렉트론(TEL), KLA 등 글로벌 반도체 설비업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관람객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에서 온 현직자들과 대학생들이 대다수였으며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글로벌 반도체 인재 확보전의 치열함을 반영하듯 ASML·TEL·KLA 등 글로벌 기업들은 부스 한쪽에 채용을 위한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취업상담 등을 진행했다. KLA 부스에 방문한 대학교 4학년생 박모씨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ASML이나 TEL 같은 반도체 장비업체도 있다는 걸 알아 상담을 받고 싶어 이렇게 찾았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