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올트먼이 관심 갖는 애플 비전 프로 사용해보니
2024.02.11 09:01
수정 : 2024.02.11 11:16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먼저 출시돼 판매되고 있는 애플의 공간형 컴퓨터 비전 프로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비전 프로 체험 영상을 계속 올리고 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비전 프로에 대한 소감을 남기고 있다. 애플이 지난 2일 부터 운영하는 비전 프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비전 프로를 30분간 사용해 봤다.
대화면의 파노라마 사진·영상 실감 나
비전 프로를 사용하기 전에 직원이 건넨 아이폰 전면 카메라로 머리를 스캔해야 한다. 오른쪽 왼쪽, 위, 아래로 돌리면서 스캔을 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직원이 내 머리에 맞는 사이즈의 비전 프로를 가져다줬다. 애플 직원이 건넨 기자의 비전 프로 사이즈는 33이었다.
비전 프로를 착용하자 매장의 모습과 더불어 비전 프로의 홈이 동시에 보였다. 내 시선이 향하는 곳에 위치한 앱이 반응을 했다. 앱 조작은 알려진 것처럼 손가락으로 하면 됐다.
앱을 선택할 때 가볍게 탭하면 되고 스크롤을 할 때 약간 꼬집는 제스처를 하면 된다. 체험 프로그램을 도와준 애플 직원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하면 쉽다고 얘기해줬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탓에 조작이 마냥 쉽지 많은 않았다.
사진을 띄워 놓고 사진을 키우거나 사진을 줄이는 기능인 '줌인', '줌아웃' 기능은 인상적이었다. 줌인 기능을 통해 사진을 크게 확대해봤다. 가상의 산을 등반하는 여성의 얼굴의 주근깨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파노라마 기능도 돋보였다. 사진을 선택한 후 사진의 오른쪽 위에 보이는 파노라마를 선택하면 화면 전체가 사진으로 가득 채워졌다.
비전 프로에서 보이는 영상도 상당히 실감났다.
영상을 선택한 후 영상의 오른쪽 아래를 보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웠더니 영상이 대화면으로 가득찼다. 비전 프로의 대화면 영상에서 보인 코뿔소는 실제로 내 코 앞까지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장면에서 코뿔소를 피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무겁지는 않지만 망설여지는 구매 왜?
비전 프로의 단점으로 꼽히는 무거운 무게를 기자는 느끼지 못했다. 비전 프로의 무게가 600~650g(21.2~22.9온스) 인데 30분의 체험 시간 동안 무겁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다만 듀얼 루프밴드(Dual Loop Band)를 착용하지 않아 완벽한 몰입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듀얼 루프밴드는 머리 상부와 머리 뒤를 이중으로 고정하는 밴드다.
기자가 착용한 솔로 니트 밴드(Solo Knit Band)는 비전 프로와 얼굴이 완전하게 밀착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진이나 영상을 볼 때 가끔씩 완벽하게 몰입하는데 방해가 됐다. 다른 사용자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비전 프로 출시 첫날 비전 프로를 구매한 로버트씨는 "솔로 니트 밴드를 착용하는 것보다 듀얼 루프밴드를 착용했을 때 더 불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애플 직원은 "사파리로 다양한 화면을 띄워놓고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의할 수 없었다. 배터리 사용 용량이 2시간~2시간 30분에 불과한 가볍지 않은 헤드셋을 쓰고 일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3499달러(약 466만 원)라는 고가를 고려하면 30분의 체험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액을 투자한 비전 프로를 통해 애플TV와 사진만 보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비전 프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기자의 말에 애플 직원은 "비전 프로의 가격이 인하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