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경, 대만 최전방 해협에 들어와 대만 선박 검문
2024.02.20 16:10
수정 : 2024.02.20 16: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 부근에서 대만 유람선에 중국 해경이 승선해 검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만은 "국제 관행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반발했지만, 중국은 앞으로도 유사한 일을 강행할 뜻을 밝혀 양안 간 충돌이 우려된다.
20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중국 해경 선박 6척은 전일 오후 4시 47분쯤 진먼다오 인근 대만 유람선 '추르호'에 접근해 정선을 명령하고 배에 올라타 검문을 실시했다.
중국 해경은 지난 14일 진먼 해협의 제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대만 해경의 추격을 받다가 전복돼 어민 2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이 지역의 금지 수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상시 순찰을 선언했었다.
이날 뒤늦게 출동한 대만 해순서(해양경찰) 소속 선박이 도착한 뒤 중국 해경은 하선해 돌아갔다. 대만 해순서는 추르호가 수이터우항까지 이동하는 길을 동행했다.
중국 해경 선박의 검문은 지난 17일 중국이 "금지·제한 수역이 없다"며 상시 순찰을 선언한 뒤 이뤄진 첫번째 검문 조치다. 중국 해경은 "샤먼-진먼다오 해역에서 순찰을 실시해 어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의 대만판공실은 "해경의 행동을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해경의 검문에 대만 당국은 반발하고 나섰다. 대만해양위원회 콴비링 주임위원은 "대만 국민에게 공포를 일으키고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대만항만해사국도 "선박의 승선검사는 일반적으로 항구에서 이뤄진다"라며 "중국 해경이 승선해 검문한 것은 국제 관행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해사국은 "중국 해경으로부터 승선 검사를 요청받는 선박은 이를 거부하고 해순서에 통보해 도움을 요청하고 가능한 빨리 항구로 복귀하라"라고 말했다.
천스민 국립대만대 부교수는 대만 중앙통신사와 인터뷰에서 "국무원 대만판공실이 진먼 해협의 제한 수역 존재를 부정함으로써 대만의 주권과 법 집행 권한을 부정하고 있다"며 "정기 순찰이 시작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선박이 대만 외곽 섬의 제한 수역에 진입한다면 이는 주권 침해이자 도발의 의미가 강하다"라고 진단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