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열린 이화영 '대북송금' 재판...갱신절차 문제로 공전
2024.02.27 14:33
수정 : 2024.02.27 14: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법관 인사로 한 달여 만에 열린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재판이 공판갱신절차 진행방식을 두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의 "시간을 달라"는 요청에 공전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7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공판을 열었지만 1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재판은 지난 1월 3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렸다.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면 새 법관들의 이해를 위해 그동안 진행된 재판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공판 갱신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날 재판에서도 배석판사가 교체된 만큼, 이같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 측에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협의가 됐나"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을 대리하는 김현철 변호사에게 귓속말했고 김 변호사는 "간이절차를 하기로 얘기했었는데 피고인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통상 공판갱신철차는 재판에서 나온 녹음파일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재생하지 않고 간이 형식으로 진행할지 이 전 부지사 측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래 간이 절차로 하기로 했는데 여기 와서 (이 전 부지사의) 생각이 다시 바뀐 것"이라며 "일주일만 시간을 더 달라고 제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간이 방식으로 공판갱신절차를 진행하자고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증언들에 왜곡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녹음파일을 다시 다 듣게 되면 교체된 법관들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의 기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재판 주요 혐의인 외국환거래법 위반은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공모해 80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등 북한 측에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죄로 나뉘는데 대북 제재대상자 등 허가받지 않은 자에 대한 밀반출, 외화 3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외국으로 가져갔음에도 미신고했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최근 기획재정부에 쌍방울 측이 돈을 넘겼다고 하는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등이 금융제재 대상에 해당하는지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최근 기재부는 이에 대해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김 변호사는 "검찰 기소 상당 부분이 법에 해당되지 않는 것들을 어설프게 밀어 붙여온 것"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시간을 더 달라"는 이 전 부지사 측의 요청에 "피고인과 변호인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이 부분 때문에 절차가 지연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오후 2시 30분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공판갱신절차 방식을 확정하기로 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