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는 3월부터 '벚꽃엔딩', 떠나봐요 '그대여~'
2024.03.09 10:20
수정 : 2024.03.09 10:20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벚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일본은 특히 벚꽃 기간에 맞춰 벚꽃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일본 벚꽃 개화시기는 매년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면서 이르면 1월 늦게는 5월까지도 벚꽃을 볼 수 있어요.
일본 기상청의 벚꽃 예보에 따르면 3월 중하순 도쿄의 벚꽃 개화를 시작으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북부는 5월까지 벚꽃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주요 관광지에서는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벚꽃 축제를 운영할 예정이에요. 벚꽃 기간에는 인근 숙소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니까 미리 벚꽃 날짜를 확인해서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하는 걸 추천해요.
벚꽃 만개는 언제?
일본 벚꽃은 보통 개화 이후 약 일주일 후 만개해요. 만개 시기부터 바로 낙화하는 건 아니고 대략 개화 후 2주 정도는 벚꽃을 즐길 수 있답니다. 하지만 벚꽃나무의 종류마다 개화시기도 조금씩은 달라서 매년 나오는 일본 기상청의 벚꽃 예보를 보고 결정하는 게 가장 좋아요.
낮밤이 다른 벚꽃놀이
하나미(花見)는 일본어로 '꽃구경'을 의미하는데 벚꽃을 즐기며 봄을 기념하는 일본의 전통 풍습입니다. 하나미는 많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연례 행사로, 벚꽃으로 유명한 공원들에서는 봄이 되면 벚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하나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하나미를 즐길 수 있도록 전국 곳곳에서는 벚꽃 축제가 열려요.
또 요자쿠라(夜桜)는 '밤벚꽃'이라는 뜻으로, 야경과 함께 즐기는 벚꽃이에요. 벚꽃 기간에는 밤이 되면 다양한 연출 조명과 함께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낮과 밤 모든 시간 벚꽃을 즐길 수 있어요. 벚꽃 시즌에 일본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하나미와 요자쿠라를 모두 경험해보세요. 그럼 일본에서 유명한 벚꽃 스팟을 소개해드릴게요.
우에노 공원
우에노 공원은 벚꽃의 명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도쿄를 대표하는 벚꽃 명소입니다.
메구로강 벚꽃길
오오하시에서 시모메구로까지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해 많은 꽃놀이를 즐기러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는 해요. 길가에는 벚꽃잎으로 카펫이 깔려 있어 벚꽃길을 걸을 수 있어요. 또한 메구로 강변에는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쇼핑까지 함께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화창한 날, 밤이 되면 강변에 등불을 켜고 벚꽃나무 아래에서 축제를 즐기는 현지인이나 관광객이 정말 많아요. 이 동네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 있는데요. 4층으로 된 스타벅스 테라스에서 벚꽃을 내려다보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치도리가후치
치도리가후치 공원의 벚꽃도 도쿄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입니다. 절정 시기에는 일본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와 매우 붐벼요. 황궁을 은은한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벚꽃길은 도쿄 로컬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들를 정도로 인기 있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녹색 길에서 바라본 돌담과 연분홍빛 벚꽃의 대비가 정말 아름답고 특히 치도리가후치에서는 보트를 타고 꽃놀이를 즐길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신주쿠 교엔
신주쿠 교엔에는 약 65종 1100그루의 벚꽃이 심어져 있는 대규모의 벚꽃 명소입니다. 신주쿠 교엔의 벚꽃은 종류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2개월 이상이나 오래 벚꽃을 볼 수 있어요. 봄은 1년 중 가장 화려하고 활기찬 계절이죠? 벚나무를 시작으로 4월 중하순까지 겹벚꽃까지 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리쿠기엔
리쿠기엔은 야나기사와 요시야스가 쇼군에게서 받은 토지에 7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조성한 정원이에요. 현재는 정원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일본의 국가 특별 명승으로 지정됐어요. 리쿠기엔의 수양벚나무에서 요자쿠라를 즐겨보는 걸 추천해요. 높이 약 15m, 폭 20m의 거대한 수양벚나무는 리쿠기엔의 상징으로 봄의 햇빛을 받은 모습도 아름답지만 밤의 은은한 조명을 받은 벚나무는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요.
후쿠오카
앞서 소개해드린 곳은 모두 도쿄의 벚꽃 명소인데요. 이제 전국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후쿠오카는 일본 전국에서 오키나와 다음으로 벚꽃이 빨리 개화하는 지역이에요. 동시에 유명 온천인 유후인, 벳푸 등과도 가깝기 때문에 벚꽃과 온천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는 후쿠오카성을 빼놓을 수 없어요. 후쿠오카성 벚꽃 축제 기간에는 가이드 투어와 포장마차 등이 마련돼 있어 보다 알차게 후쿠오카성을 즐길 수 있어요. 야간에는 컬러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해 후쿠오카성의 성벽과 벚꽃이 더욱 화려해져요. 후쿠오카성 벚꽃축제 일정은 3월 초~4월 초까지.
오사카
'먹다 쓰러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오사카에서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화려한 벚꽃을 즐길 수 있어요.
오사카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는 오사카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랜드마크로 꼽히는 오사카성이 최고로 꼽혀요. 중요 문화재로 둘러싸인 니시노마루 정원에는 왕 벚나무를 중심으로 약 300그루의 벚꽃과 1270그루의 매화나무 꽃이 피어 있어 꽃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지요. 오사카성 천수각에서는 공원 내 벚꽃 풍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어요. 야간에는 라이트업으로 만개의 벚꽃과 오사카성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요.
아오모리
'일본 제일의 벚꽃 명소' 히로사키성이 있는 아오모리는 매년 전 세계 250만명의 관광객이 벚꽃을 보기 위해 찾는 대표적인 봄철 여행지입니다.
일본의 3대 벚꽃 명소로 꼽히는 히로사키 공원은 성 주변으로 왕벚나무, 겹벚나무 등 약 26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어 벚꽃 만개 시즌에 분홍빛으로 장관을 이뤄요. 혼마루와 니노마루를 연결하는 게조바시 다리에서 찍는 벚꽃 사진은 히로사키 공원의 하이라이트. '니시보리 벚꽃 터널'도 핵심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홋카이도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경관을 떠올리게 되지만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집니다. 홋카이도에서는 5월까지 벚꽃을 즐길 수 있어요.
홋카이도 남부, 도내에서는 드물게 성곽이 남아있는 마쓰마에에서는 아름다운 마쓰마에성과 벚꽃을 만끽할 수 있어요. 마쓰마에 공원에는 250종류, 약 1만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3대 벚나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죠. 36번 국도에서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에 이르는 약 8㎞ 구간인 '꽃의 터널'도 유명해요.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