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명 바닥 아니다" 올해 합계출산율 0.68명 예상…출산 기피 계속
2024.02.28 13:57
수정 : 2024.02.28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또한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올해는 합계출산율 0.7명대가 붕괴될 전망이다. 결혼·출산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출산율 반등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이 0.68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 출산율 첫 '0.6명대' 추락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2월 인구동향'을 보면 작년 4·4분기 0.65명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사상 첫 0.6명대 분기 출산율이다. 이 기간 새로 태어난 신생아 수는 5만명대 초반에 그쳤다.
작년 4·4분기 지역별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0.51명)이다. 1년 전보다 0.03명 줄었다. 이어 부산(0.59명), 대구(0.63명), 인천(0.64명), 광주(0.64명) 등 순으로 출산율이 낮았다.
이 기간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0.89명이다. 그러나 세종의 출산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1.02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명대가 무너진 수치다.
출생아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혼인건수도 줄었다. 2023년 4·4분기 혼인건수는 5만263건으로 1년 전보다 2907건(-5.5%) 감소했다. 연령별 혼인율은 전년 동기 대비 여자 30대 후반(35~39세)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2022년(0.78명)에 이어 1년 만에 역대 최소치를 또한번 갈아치웠다.
OECD '꼴찌'…올해 0.68명, 내년 0.65명 예상
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 0.7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이 작년 12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를 보면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이동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에서 출산율은 올해 0.72명에서 내년 0.68명으로 떨어진다. 2025년에는 0.65명으로 저점을 찍을 전망이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00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여성의 첫째아 출산연령(32.6명)도 회원국 중 가장 많다.
정부는 엔데믹 이후부터 혼인건수가 증가한 점을 향후 출산율이 개선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딩크족 증가 등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이마저도 무조건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한 뒤 출산을 안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혼인건수가 출산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과거보다 낮다"고 말했다.
'수장 교체' 저고위에 쏠린 눈
저출산 컨트롤타워격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새로운 대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저고위는 조만간 새 저출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정책·예산을 재구조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저고위는 이날 "실증적 분석을 토대로 기존 저출산 정책 과제를 평가해 정책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대책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정책 수요자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실질적 양육부담 완화 방안 등 정책을 발굴·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기업, 언론,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등 사회 각 계와의 다각적 협력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며 "노동·교육 개혁, 수도권 집중 완화 등의 중장기적 사회구조 대책 마련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