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선 저항 언제까지...국내는 '저PBR', 해외는 '트럼프' 주목
2024.03.03 12:08
수정 : 2024.03.03 12: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연이은 신고가 행진을 했던 미국과 일본 증시와 달리 2700선에서 저항을 받았다. 지수 하단 레벨이 높아진 만큼 이달 2700선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의 추가 상승 여부, 미국 대선을 비롯한 대외 환경 등이 증시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0.24%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 방안이 발표됐으나 기대가 컸던 세금 혜택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현금흐름이 풍부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할 여력이 있는 업종과 기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본 축소를 통한 ROE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실적 개선이 함께 나타나야 유의미한 ROE 상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과 2025년 이익 전망치를 각 10%, 5% 하향 조정한 12개월 선행 ROE를 8.2%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는 4.3%대에서 박스권 등락으로 자기자본비용(COE)이 단기간에 낮아질 확률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COE(8.7%)로 계산한 코스피의 적정 밸류에이션은 2700 수준이다.
유 연구원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금리 조정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며 "당장의 지수 업사이드는 제한적, 이익 모멘텀이 정체된 환경에서 좁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4·4분기 3.2% 성장한 미국경제가 올해 1·4분기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1월 초 7회까지 높아졌던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는 3회로 이미 축소됐다. 이달 초 1월 고용보고서가 나오기 직전 2025년 말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바닥 시점은 2026년 말로 미뤄졌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이런 시장의 전망을 흔들 수 있는 건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오는 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경선"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후보 선출이 확정되면 대선 불확실성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겠고,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상반기 정책 전환 전망, 양호한 주요국 경기 모멘텀, IT 중심의 견고한 실적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지수 하방 경직성도가 높다. 매크로 불확실성 증폭 구간에서도 증시 밖으로 자금 이탈이 일어나기보다 증시 내 순환매 장세가 예상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겠지만 최근 저PBR 중심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IT, 바이오, 중소형주 중심으로 순환매 대응이 필요하다"며 "저PBR 테마는 3월 중순 주총시즌과 4월 총선, 6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확정안 등 이벤트들이 지속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도 '중립' 이상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