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해리포터 책 통째로 요약, 앤스로픽 최신 AI 모델 '클로드3' 출시
2024.03.05 09:22
수정 : 2024.03.05 10:15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오픈AI의 대항마 앤스로픽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최신 모델 '클로드'(Claude)3를 선보이면서 생성형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한 해 동안 구글과 세일즈포스, 아마존 등에서 총 73억 달러(약 9조7309억 원)를 투자받고 '클로드3'를 내놨는데 오픈AI의 챗GPT-4를 능가한다고 도발했다.
4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은 클로드3의 가장 고급 모델 오푸스가 대학 학부 수준의 지식, 대학원 수준의 추론, 수학 등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챗GPT-4와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이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AI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스로픽의 클로드3는 이미지 뿐 아니라 텍스트 문서, PDF, 차트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분석해 답을 제공해준다. 이는 오픈AI의 챗GPT-4와 구글의 제미나이 일부 버전과 상당히 유사하다.
앤스로픽은 클로드3가 최대 약 1만 5000 단어 또는 모비딕이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길 책까지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챗GPT의 경우 최대 3000 단어까지 요약이 가능하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클로드3가 프롬프트(명령어)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더 잘 이해한다"면서 "이전 버전보다 응답의 위험도를 더 잘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클로드3는 또 한 번의 명령어 입력으로 최대 20개의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다. 다만 클로드3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미지 생성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앤스로픽은 윤리적, 법적 영향을 염두에 두고 클로드3에서 이미지 생성 기능을 비활성화했다.
이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와 메타의 이미지 생성기 '이매진 위드 메타 AI'(이하 이매진)이 최근 잇따라 오류가 생긴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미국의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바꿔 그리는 오류가 생기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중지시켰다. 또 메타의 이매진도 여러 명의 교황을 그려달라는 요청에 흑인 교황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오류가 확인됐다.
다만 클로드3가 경쟁사의 생성형 AI를 완벽하게 압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클로드3는 특정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챗GPT-4,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보다 성능이 뛰어났지만 챗GPT-4 터보와 제미나이 1.5 프로 모델에는 성능이 뒤처진다.
클로드3는 다른 생성형 AI 모델과 달리 웹 검색이 불가능하고 지난해 8월 이전의 데이터로만 질문에 답하는 한계도 있다. 클로드3는 다국어를 구사하지만 영어이외에 한국어 등 다른 언어에 유창하지는 않다.
클로드3 오푸스와 소네트는 현재 웹과 앤스로픽의 개발자 콘솔 및 API, 아마존의 베드락 플랫폼, 구글의 버텍스 AI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하이쿠는 올해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형 AI 투자건수는 700건으로 집계됐고 총 투자금액은 291억 달러였다. 생성형 AI의 거래가치는 전년 대비 260% 이상 폭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